내 일과는...

by 관지


종일 비,

저녁이 되면서 빗줄기가 더 거세지기 시작.

혹시 정전이 될지 모르니 후레쉬 챙기고 보조배터리 충전해 놓다.

섬살이 4년 차 생활노하우인 셈이다.


오늘은 예전 교회의 교인 한 분이 생각이 났다. 남편과 나이 차이가 좀 많았고 이 분은 초혼이고 남편은 재혼이었는데 아이는 없던 걸로 기억한다. 남편이 돌아가시고 난 후 그녀가 넋두리처럼 그랬다.

"이것이 내 일과였는데..."


결혼하고 남편이 목욕탕을 간 것은 딱 한 번이라고 했다. 목욕시켜 드리고 이발도 해 드리고 출퇴근시켜 드리고.... 이것이 그녀의 일과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사라지니 그녀의 일과도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 후에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내 일과는 누구를 위해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그녀에 비해 내 하루는 대부분 나를 위해서 쓰이고 채워져 있다. 물론 이웃과 가족을 위해 사용될 때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쩌다, 이고 거의 나 자신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문득

이 당연하지만 한편 당연하지 않은 내 일상의 여유와 일과에 새삼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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