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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Aug 21. 2019

7명의 선생님과의 인터뷰에서 찾은 6개의 키워드

나는 선생님입니다 인터뷰 시리즈를 마무리 하며

7주간의 교육자 인터뷰 시리즈 '나는 선생님입니다'는 지난주를 끝으로 연재를 마쳤습니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필요한 배움은 무엇일까?'의 답을 찾는 첫번째 과정으로 미디어리터러시에 대해 다루었고, 그 두번째 시도로 학교 안에서 변화를 만들었고, 만들어가고 있는 교육자 7분께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교육자의 삶의 면면을 살피는 답변 속에서 '시작하는 교육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팁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속에서 찾은 키워드와 말들을 모았습니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필요한 배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배움은 정답을 말하기보다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다양해지면서 심화되는 갈등의 긴장감을 조절하고, 선택에 대한 충분한 책임을 질 수 있는 방향을 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이태경 선생님  
배움의 호기심을 유지하며 활용 가능한 자원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발견하고, 빠르게 조직해서 배우고 다양한 방법으로 공유하는 이 흐름이 자신의 인생에서 반복되는 사람으로 크길 바랍니다. - 김주현 선생님

7명의 교육자의 답 속에 미래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을 키우는 배움을 6가지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동등한 관계

교사집단에 속한 1명이지만 학교라는 공간에 있는 660명 중 1명일 뿐입니다. (...) 학생이 배울 만한 사람 말고 대화할 만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교사도 학교에서 뭐하면 재미있을지, 학생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생각해볼 수 있죠. 대화의 즐거움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학생도 마음 놓고 대화를 시작할 겁니다. - 이윤승 선생님
교사가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촉진자이고 퍼실리테이터라고 이야기 하지만 소극적인 관찰자로 잘못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영화 앤더슨 게임에서 어른의 전략으로는 이길 수 없는 전쟁에서 교관으로서 아이들을 기르고 지켜보듯이 말이죠. 결국 아이들은 자신들의 전략으로 외계인을 물리칩니다. 프로젝트의 문제의식에 동의한다면 선생님도 동등하게 참여하면 어떨까요? - 이중용 대표
목공을 배울 때도 처음 대패질, 사포질만 할 땐 재미가 없지만 능숙해지면서 재밌어집니다. 능숙해질 때까지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생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선생님과 친근감이 생기고 관계가 두터워질수록 어려운 내용도 한번 더 살펴보면서 재미를 찾고 뭔가 해보려고 합니다.- 김성광 선생님
차고든 메이커 스페이스든 필수적으로 배워야 할 건 없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의 주제가 깊어질 수 있도록 전문가와 환경을 갖춘 곳이 되는 거예요.예를 들어, 학생과 교사가 수요일 3-4교시는 과목 없이 시간표를 비우고 모두가 동등하게 배우는 거죠. 교사는 그저 경험이 많은 학습자일 뿐 학생도 교사도 배우고 싶은 주제를 제안해서 피칭하고 팀을 이루어 과목을 만들고 수업시수가 인정되면 어떨까요. 생각의 시작은 근본적으로 학교가 학생과 교사 모두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김주현 선생님



#개개인성

어떤 방법으로도 한 학년의 30명의 학생들을 그룹 짓기도, 다른 욕구와 요구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담기도 어려웠습니다. 경제를 배울 때 누군가에게는 탐방 프로젝트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쉬운 경제학 책을 읽거나 물건 하나를 팔아보는 경험이 더 흥미로울 수 있거든요. 이것저것 다 해보면서 학생에게 맞는 것을 찾기 전까지는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각자 지도의 영역을 넓게 확장시키는 방법뿐이죠. 활동을 할 때 의미를 모른 채 지나가지 않도록 학생이 가진 역량이나 어려워하는 지점을 알려주는 관찰자가 되려고 합니다.  - 김성광 선생님
선택과목이 아무리 많이 열려도 학생 하나하나의 욕구를 절대 채울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학교를 원망하거나 원하는 과목을 개설해주지 않는다며 서운해하는 학생이 많아지죠. 그렇다면 '학교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라고 가정하고 익숙했던 학교의 개념을 버려봤어요. 최근엔 개별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 김주현 선생님


#몰입할 수 있는 환경

방송반을 맡고 가장 먼저 이 흐름을 끊고 실수해도 괜찮은 환경을 만들려고 했어요. 자기가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는 건 괜찮지만 누군가에게 혼날까 봐 실수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냥 실수해도 됩니다. 잘하고 싶어 하는 욕구는 살리되 누군가가 실수를 지적하지는 않기를 바랐어요. 외부의 지적과 요구는 교사가 막고  학생은 뉴스, 라디오, 라이브 방송 등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마음껏 해보도록 하는 거죠. - 이윤승 선생님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합니다.(...)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규모가 큰 학교를 위해 건물을 새로 짓기보다는 학급단위를 분류하고 선생님에게 자율권을 주면서 학교 안 작은 학교를 만듭니다. - 김성광 선생님
학생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어떤 것이 필요한지 살펴보니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 찾을 수 있는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었어요. - 이중용 대표



#프로젝트의 시작은 기본부터

학생 스스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역량도 키우는 건 판타지입니다. (...) 더 좋은 기기가 생긴다고 해도 사람이 살아가는 본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대화하고 사는 모습도 다 똑같아요. 그렇다면 교실에도 학습의 본질은 남아 있을 겁니다. - 장지혁 선생님
경험이 여러번 쌓여서 지도가 확장된 후에 흥미를 발견하고 필요한 것을 요구합니다. 능력수준이 낮은데 프로젝트를 높은 수준으로 제안하면 몰입할 수 없습니다. - 김성광 선생님
꼭 학교에서 해야 하는 것인지 먼저 고민해요. 수준으로 나누기보다는 꼭 학생에게 필요한지, 역량과 이어지는지, 자발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경험의 폭을 늘릴 수 있는지, 청소년기에 경험할 필요가 있는지, 자신의 고유성을 알고 목소리를 내는데 도움이 되는지 들입니다. 결국 방향은 미래교육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있어요. 입시를 앞두고 있더라도 청소년기에 꼭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우선하고 있어요. - 이태경 선생님



#다양한 교사의 모습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갈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다른 모습과 색깔을 가지고 자신과 맞는지 안 맞는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면 그만이죠. - 이윤승 선생님
학교에서 모든 솔루션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여러 선생님 중에 이런 선생님도 있다는 선택지를 내 삶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폭이 좁은 진로의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어요. 퇴직하고 다시 교사로 돌아가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죠. - 이중용 대표
개개인성의 핵심 중 하나는 다양한 교사의 존재입니다. 기초를 재미있는 교수법으로 풀어내는 교사부터 재밌게 공부하게 하는 교사, 가족 같은 교사까지 다양한 교사가 자율성을 가지고 한 공간 안에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 김성광 선생님

 


#학생에게 의미있는 경험

하루 종일 혹독하게 공부하던 학생들에게 떠들썩한 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기뻤어요. 각자의 일기장에 적을 소소한 일 일지라도 함께 만든 작은 승리였어요. 교사나 학생에게도 이전의 학교에는 없었던 재밌는 일이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상상할 생각의 전환을 만든 첫 번째 계기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가속도가 붙었어요. - 이중용 대표
모든 경험이 유의미한 경험은 아닙니다. 힘들더라도 하는 일에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중요합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도 자기 직업을 애정 하지 않는 사람은 부정적인 에너지만 전달하는 경우가 있어요. 일을 한다는 건 분야의 전문성보다는 태도를 갖추는 일 같습니다. 배우고 싶은 게 있을 때 배움에 접근하는 방법과 태도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주현 선생님




시작하는 교육자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커뮤니티와 동료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교육 해커톤에 참여했었어요. 다수가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인 곳에서 교사는 소수였죠. 교육을 주제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교과가 아니어도 얻을 수 있는 넓은 경험의 폭과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시도하고 있는 많은 프로젝트 역시 학교 내부의 역량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아요. 학생이 지식을 쌓아 교실에서의 생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세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모든 경험이 교사에게만 모여있지 않도록 사회의 자원들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 이태경 선생님
동료의 힘과 성장의 순간이에요.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일을 해내며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도 함께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어요. 그리고 어김없이 성장 그래프가 반등하는 순간이 찾아왔죠. 힘들지만 꾸준히하다보면 변화가 올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 위지혜 선생님



#교사라는 일을 하는 마음 

교사인 저는 필요한 것이 있다면 직접 학교 밖에서 배웠고요. 직접 아나운서 학원에 가서 스피치 교육을 수강할 만큼 담당 교과가 아닌 일도 해야 했어요. 실제로 스피치 교육을 잘하게 되었다기보단 교사가 배움을 찾는 태도와 선택이 학생에게 영향을 줍니다. (...) 서울의 유명 인강 강사의 수업 실력을 따라갈 수 없다면 나는 시간을 내어 최선을 다해 수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겼죠. 준비한 수업의 부족한 점에 대해 매 수업이 끝날 때 설문을 받고 다음 시간에 반영하려는 모습도 수업의 일부이고 배움의 연장이라고 생각했어요. - 이중용 대표
교사도 학생 때의 한 번의 배움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먼저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화에 대처하면서 배우는 법을 알아야 하는 다음 세대를 만나는 교사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 이태경 선생님
학교에서도 선배 교사로서 이제 일을 할 때라는 이야기를 많이하셨는데, 그 때마다 교사의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어요. (...)저는 학교 업무를 많이 하면서 일을 배워서 2년 후에는 부장교사를 하거나 후배 교사를 가르치는 일보다 교실에서 아이들의 변화를 고민하는 것이 교사로서의 제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 위지혜 선생님
대학에선 쓸모보다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 지에 대한 모델을 정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수업을 할지는 스스로 찾아서 배워야 하는 몫이고요. - 이윤승 선생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학교 일로 바쁜 상황에서도 계속 밀고 나가기 위해선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합니다. 유행 따라 하기보단 스스로 왜 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만들면서 학교의 비전과 연결 지을 수 있다면 좋습니다.(...)지금 하고 있는 시도들이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자신에 대한 신뢰와 이 믿음을 지지해주고 함께 해주는 동료, 실제로 일어나는 학생과 학교에 긍정적인 변화가 제가 시도를 지속하는 힘입니다. - 이태경 선생님
‘왜 선생님이 강의를 하느냐’고 묻더라고요. 이 때를 기준으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수업의 틀 안에서 재미있는 수업을 어떻게 잘 구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틀 자체가 좋은 틀인지 고민하게 되었죠.(...)멀고 거대한 교육에 대한 고민보다는 오늘, 이번 주, 이번 모듈의 수업이 학생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고민합니다. - 위지혜 선생님



더 많은 교육자와

예비 교육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온더레코드만의 질문과 답이 아닌 교육현장에서 다음세대를 만나는 교육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에서 뽑은 키워드가 고민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인터뷰 시리즈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더 많이 읽히기를 바랐습니다. 경험한 선생님만을 떠올리기보다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가는 분들의 고민에서 다음세대를 떠올려 볼 수 있도록, 교사라는 직업을 대하는 일곱 분의 마음과 태도를 자세히 보시기를 바랐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만나보지 못한 멋진 여성 교사가 많으리라는 점입니다. (7분의 선생님 중 1분만이 여성 교사였습니다.) 교육자와의 만남은 이제 시작입니다. 내 시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교육자와 그런 교육자의 길을 걷고 싶은 예비교육자를 더 만나고 싶습니다. 온더레코드에 여러분의 존재를 알려주세요 ! 기다릴게요.


글. 황혜지, C Program 러닝랩 매니저



매주 수요일 온더레코드의 뉴스레터가 새로운 배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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