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고요 속에 잠긴 밤이면 너는 늘 침대 끝에 앉아 지나간 시간들을 그렸지. 무릎 사이에 머리를 묻곤 뚝뚝 떨어지는 방울들을 눌러 담았어. 우리 조금만 더 잠겨있을까?, 멍들어 버린 시간들과 연민 가득한 눈동자를 노래 삼아 우리는 밤새 춤을 추었지. 여전히 네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있어. 그때에 난 안거야. 아무리 삼켜내도 깊은 자욱으로 남은 것을. 사랑은 삶의 일부분에 짙은 흔적을 남기는 일이니까. 이제 한아름 안겨준 너의 말들을 흘려보내어 떠내려가는 것을 보아. 너의 밤이 나의 밤과 같기를 바라며
사랑한다는 것은 닮아가는 것. 너의 언어와 행동에 웃음 짓곤 어느샌가 어설프게 흉내 내는 일. 그러다 마주 보곤 닮아있는 서로를 바보 같다고 말하지. 사랑하는 것은 바라는 것. 네가 들려주는 말들과 일상 속에 내가 있기를 기대하는 일. 걱정을 잔뜩 마시고 우울이 범람한 밤에 따스한 네 품에 안기길 바라곤 해. 그렇게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를 떠나보내길 기다리는 일
행복하기 위해 떠나 달라던 너의 목소리를 떠올려.
그래도 너는 평생 나를 잊지 못하겠지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