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과그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화 Apr 28. 2022

화려한 듯 건조하게

샤갈을 오마주

그때가 사춘기였던가. 학창시절 가장 큰 회의는

다음스텝이 이미 정해져있다는 것이었다.

중학교 다음엔 고등학교, 그 다음엔 대학교ᆢ

오직 그것에 대한 회의와 저항으로만 무작정 대학을 가기싫을정도였다. 그래선지 꽤 잘 하는게 많았음에도, 가려던 전공은 보기좋게 떨어져

전혀 흥미도 적성도 없는 졸업장을 받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또 대학졸업을 앞두곤 막상 다음스텝이 없다는게 해방감이 아니라 갑자기 끈 떨어진 연같은 기분이 되어 결혼을 빨리 해버렸을수도 있다.


그리고 또 끙끙 앓으며 불만속에 세월을 보내다

건조할대로 건조하게 살고있는 요즘

부쩍 '진짜 길은 코스 뒤에서 나타난다'는 생각이 든다. 따지고보면 별일 아닌데 모두 별일같은 시간ᆢ

잘 살고싶은데 어떻게해야 잘 사는건지,

그럼 지금은 잘 살고있지않은지 어쩐지 모른채로

다시 저녁이다.


화려한  건조하게

 의미있는  아무 생각없이

샤걀을 오마주해봄


매거진의 이전글 지극히 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물이 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