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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May 18. 2024

동경하는 대상이 생겼다

'숙달'의 문을 열다

"오늘 어떻게 된 거죠? 남자분들이 엄청 많이 참석하셨네요. 아주 좋습니다. 저는 남자분들과 수업하는 게 너무 즐겁고 재밌습니다."


어제 오픈 강습 시작에 허그쌤이 이렇게 말했다. 어제 오픈 강습엔 바차테로 20명, 바차테라 3명이 참석했다. 남자와 여자의 성비가 7대 1. 이런 수업이라면 바차테로들이 오히려 싫어한다. 홀딩할 기회가 그만큼 적어지니까. 그런데 허그쌤은 반대로 이야기했다.


수업은 예상과는 반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허그쌤이 바차테라 역할을 하면서 일대일로 바차테로와 홀딩을 하며 피드백을 해준 부분이었다. 단순히 동작을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건 천지 차이인데, 남자 선생님이 바차테라 역할을 해주면서 피드백을 해주니 눈으로 봤을 땐 몰랐던, 알지 못했던 리드 포인트를 알 수 있었다.


"바차타를 잘 추려면 남자분들은 여자 무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부분에서 커넥션을 만들지 제대로 알 수 있어요. 오늘 수업 고생하셨고요. 소셜 타임에 저에게도 홀딩 신청해 주세요."


짧은 1시간의 수업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그리고 이어진 추가 일대일 피드백. 허그쌤이 가장 먼저 나에게 홀딩 신청을 하는 게 아닌가. 묵직한 베이직을 밟는 허그쌤의 무게가 고스란히 손으로 전달되었다. '뭐지, 이 느낌, 아까와 또 다른 이 느낌.'


두 번의 수업만에 동경하는 대상이 생겼다. 말 한마디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메모하면서 듣고 싶은 그런 분을 만났다. 일본 메이지 대학 교수인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책 <<일류의 조건>>에 보면 ‘숙달’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바로 ‘동경’이라는 말이 나온다. 동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잘하고자 하는 의지가 피어나지 않고 무언가에 능숙해지는 즐거움 자체를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데즈카 오사무를 동경한 우라사와 나오키가 <우주 소년 아톰>을 리메이크하여 <플루터>라는 걸작을 만들어 낸 것처럼, 동경하는 마음이 뿌리를 내리면 숙달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의욕이 자연스럽게 솟아오르며 이 같은 ‘동경’과 ‘의지’의 크기가 숙달로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동경하는 대상을 찾았으니 내게도 '숙달'의 문이 열린 것이다. 어제는 허그쌤이 알려준 포인트를 기억하면서 춤을 추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10곡을 추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내일의 바차타를 떠올리며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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