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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Dec 13. 2024

배울 준비가 되면 스승이 나타난다 1

내 몸에 메타인지력 높이기

저녁 먹고 산책하다가 어떤 남자분이 건넨 전단지를 받았다. 보통은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근처 쓰레기통에 버리는 데 오늘따라 전단지를 읽어봤다. 필라테스 전단지였다. 그리고 내 눈길을 끄는 단어 "체형 교정"


체형 교정이란 단어를 보자마자 머릿속에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가수 박진영이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해 아침 일과를 묻는 질문에 답하는 장면이었다. 아침 루틴을 설명하던 박진영은 갑자기 '운동은 반드시 체형 교정 운동이어야 한다'는 일장 연설을 시작한다. 왜 체형 운동을 해야 하느냐로 시작한 그는 자그마치 5분을 쉴 새 없이 말했다. 박명수는 준비해 둔 질문이 소용이 없어졌다며 박진영의 이야기 다음에 곧바로 광고를 틀었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끌어당김의 법칙일까 아니면 지금 시작하라는 신의 계시일까. 난 산책하기를 멈추고 전단지를 나눠준 남자분에게 다가갔다. 


"혹시 필라테스 강사세요?"

"아, 네. 저 총괄 매니저입니다."

"제가 얼마 전부터 무릎이 아팠는데요 저도 체형 교정 가능할까요?"

"센터가 바로 옆인데 같이 가서 상담 좀 도와드릴까요?"


그렇게 또 난 낚시, 아니 자발적으로 그를 따라서 필라테스 센터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한쪽 편에선 그룹 레슨이 진행 중이었고 난 몇 가지 설문 조사지를 작성한 후 체형 교정을 측정했다. 정면, 측면, 뒷면을 차례로 찍은 뒤 바로 검사 결과가 나왔고 총괄 매니저분이 설명이 이어졌다.



"일단 무릎 통증의 원인이 자세가 틀어져서입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바와 같이 왼쪽 어깨가 2도 올라가 있고 목과 등이 반대 방향으로 조금씩 굽어 있으며 무릎이 정상 체형에 비해 3도/1도씩 틀어졌습니다. 목에서 등뒤로 이어지는 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살짝 꺾인 것이 보이실 텐데요 이것 때문에 척추도 살짝 휘어진 상태로 추측됩니다. 제가 보기엔 목과 이어진 등 근육의 밸런스부터 잡아나가면 무릎 통증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꽤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었다. 눈앞에 그 증거가 훤히 보이니까. 아울러 이어진 설명.


"정형외과에선 통증 치료만 해서 효과가 없었던 거고요, 한방 치료도 마찬가지로 무릎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쪽으로 치료를 해서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사진을 가리키며) 목 부분과 이어진 등 근육에 밸런스를 바로 잡으면 오른쪽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도 줄어들고 점점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용은 얼마인가요?"

"그건 나가서 상담드리겠습니다."


배울 준비가 되면 스승이 나타난다고 했던가. 지금 내 눈앞에 나타난 스승을 난 잡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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