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메타인지력 높이기
“실례합니다. 접시 치워드릴까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지난주 일요일, 뷔페에 갔다. '오늘은 적당히 먹어야지.' 그렇게 다짐했지만, 음식 앞에서 정신줄을 놓고 말았다.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음식들이 줄지어 있었고, 입에 들어가기 시작하자 어느새 멈출 수 없었다. 한 접시가 끝나기 무섭게 또 다음 접시, 그다음 접시. 이건 맛만 볼까? 하면서 또 한 접시. 머리와 몸이 따로 행동하는 귀이한 현상. 어느 순간, 내 앞에 산더미처럼 접시가 쌓였고 뷔페 직원이 다가와 접시를 치울지 물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배가 부르면 움직이기 힘들고, 졸음이 쏟아지며 속은 더부룩하고 위에서 신물이 올라온다. 음식을 다 먹은 뒤 후회를 수백 번 해봤지만 난 같은 후회를 계속반복했다.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은 잠시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난 후회할 행동을 꾸준히 계속 반복해 왔다. 그렇게 난 또다시 순간의 쾌락에 몸을 내맡겼다. 입안에서 터지는 도파민에 속아 넘어가면서.
결국, 나를 정복한 건 도파민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음식 유튜버들이 부러웠다. 그들은 마음껏 먹고 돈을 벌고, 살도 찌지 않는다. 반면 나는 먹으면 먹는 대로 살이 찌는 체질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내가 믿는 것이 사실일까?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봤다.
'나는 정말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일까?'
'아니면 내가 물처럼 무엇을 많이 마셨나?'
스스로 질문해서 내가 얻은 답은 '아니다.'였다. 뷔페에서의 먹는 양을 떠올려 보니 답이 나왔다. 나도 충분히 많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이다.
책 <<영원히 날씬할 방법을 찾고 있어>>를 읽고 나의 음식에 대한 갈망이 학습된 행동임을 발견했다.
"당신이 갖고 있는 음식에 대한 갈망은 학습된 행동이다. 음식에 대한 갈망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학습되었다면 제거할 수도 있다. 그러니 천천히, 적당히 먹어라."
음식에 대한 나의 믿음과 신념이 학습된 행동이라면, 그것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그래서 이제부턴 이렇게 말해보기로 했다.
“접시 치워드릴까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얼마나 먹었는지 눈으로 보려고요.”
직원은 놀란 표정으로 물러갔고, 나는 속으로 작은 성공을 외쳤다.
'나는 언제든 충분히 먹을 수 있어. 그러니 배부르지 않게, 적당히 먹자.'
절제는 고통이 아니라 예술이다. 몸을 사랑하는 방법이고,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오늘의 과식이 내일의 후회가 된다. 나는 이제부터 절제하며 적당히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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