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하루 10분이 가져다준 7가지 변화
어느 날 누가 물었다. 책을 읽으면 뭐가 좋냐고. 읽으면 어떻게 바뀌냐고.
지난 3년간, 매일 아침, 하늘이 두쪽 나도 하루 두쪽은 책을 읽고 하루 두줄은 메모했다. 하루 두쪽 책 읽고 두줄 메모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넉넉하게 10분이면 충분하다. 10 분은 아무리 바쁜 사람도 가지고 있는 시간이다.
하루 10분도 쌓이면 엄청난 시간이 된다. 하루 10분이 한 달 쌓이면 300분, 1년 쌓이면 3,600 분이 된다. 3년이 쌓이면 10,800분이 되고 시간으로 환산하면 180시간이다. 시간을 썼으니 결과물이 생겼다. 종이 독서 노트 16권, 에버노트에 기록한 디지털 메모 1,012권 그리고 블로그 기 록 1,148편이다.
이쯤에서 정말로 하루 10분만 했냐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이 이야기만 하는데도 3시간은 족 히 걸릴 듯해서 짧게 요약하면 이렇다. 처음에 3개월은 정말 하루 10분만 했다. 그 뒤로 차츰 재미가 생겨 자동으로 시간을 더 썼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무리 바빠도 매일 아침 10분은 100 퍼센트 지켰다. 1년쯤 지나고부터는 수시로 틈만 나면 읽고 쓰고를 반복했다.
이제 핵심으로 들어가 보자. 책 읽으면 뭐가 좋을까? 읽으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아무튼 계속>에서 김교석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자기만의 루틴을 마련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 가꾸겠다는 다짐이라고. 그렇다. 나의 일상을 지키고 가꾸게 된다. 아무리 바쁜 날에도, 출장을 가는 날에도 심지어 전날 만취해서 잠든 날에도 루틴을 지키게 된다. 루틴이 무 너 지면 삶도 무너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침 루틴은 심플하다. 아침 알람 소리가 들리면 화장실에 다녀온 후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손 글씨로 메모한다. 이게 다다. 여기서 포인트는 남는 시간에 하는 게 아니라 아침 첫 시간에 하 는 게 포인트다. 목표와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변명의 여지를 없애 는 것'이다. 그래야 달성할 수 있다. 만약 하루 1시간을 목표로 했다면 나는 절대 오래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확실하다. 그래서 나는 10분을 목표로 잡고 실행했다.
남이 너를 비난해도, 너는 너를 격려하라. 살아보니 세상에서 가장 못난 것이 자책과 자격지심이다.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의 저자 박종윤이 30대에게 전하는 말 중 한 부분이다. 자 책. 살면서 자책을 참 많이 했다. 뭐 좀 하다가 그만두면 내 머릿속 두 마리 늑대 중 으레 등장하는 본능의 늑대의 먹이가 됐다. '거봐, 넌 안 돼. 넌 어쩔 수 없는 인간이야.' 본능의 늑대에게 먹이가 되면 어김없이 자책의 말들이 뇌에서 쏟아졌다.
지나고 보니 참 한심하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나를 미워하는 데 어 찌 남을 좋아할 수 있을까. 이제 더는 자책을 하지 않는다. 대신 나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되는 글을 읽고 메모한다. 아침에 읽고 메모하면 하루 종일 최상의 기분을 누릴 수 있다. 오랜 시간 할 필요 없다. 10분이면 충분하다.
사람을 좋아해서, 좋아해도 너무 좋아해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 지나고 보니 받기만 한 건 아니 었다. 때론 내 말에 누군가는 나에게 상처를 받을 수 있었단 걸 책 읽고 뒤늦게 깨달았다. 상처를 받은 이유를 명확히 알려준 책이 있다. <<혼자 잘해주고 상처 받지 마라>>. 상처를 받았다고 느끼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기대' 때문이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람을 좋아한 건 아니었는지, 무엇을 기대하고 사람을 대했던 건 아니었 는 지 돌아보게 됐다. 역시나 어떤 '기대'를 품고 사람을 만나고 있던 나를 발견했다. 간단한 예로 작은 선물을 한다던지, 밥을 산다던지 할 때 나도 언젠가 뭔가 받게 되겠지란 기대감이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있었다. 책 덕분에 새로운 걸 알게 되었으니 이전에 나론 돌아갈 일이 없었다. 그 뒤론 무언가 줄 땐 기대 없이 주고 살 때도 마찬가지가 되었다.
왜 저렇게 말을 하지? 말은 칼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의 말이 아프게 다가온 적이 많았다. 말이 나를 찌르면 몸이 욱하고 반응했는데 난 그걸 여태 무시하며 살았다. 근육 이 경직되고 호흡이 가빠지고 뒷골이 당긴 적은 많았는데 내 말이 또 상처가 될까 봐 혼자인 적 이 많았다. 아픈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가족이란 사실을 알았다. 친구들도 한몫한다는 것 도 알았다.
가족과 친구들을 일컫어 '파종자들'이란 표현을 쓰는 책을 만났다. <<부의 추월차선 언스크립티드>>다. 어떤 말을 감옥이 되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나도 이렇게 살았으니 너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긴 말을 경계하게 됐다. 경계하니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었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인생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을 가슴속에 여전히 품고 혼자 힘들어하며 살았을 텐데. 덕분에 이제는 마음에 쌓아두지 않고 훌훌 털어낼 수 있다.
앞서 가족이 주는 상처에 대해 잠시 언급했는데 가족이란 울타리는 내 마음대로 끊고 나올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어떤 소설엔 이런 구절도 있다. '죽어야 끝나.' 참 아픈 글이란 생각이 든 다. 부모님 집에서 얹혀살 때는 매일이 스트레스였단 걸 독립하고서야 알았다. 독립하고 혼자 지내면서 가끔씩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상상한다. 전쟁을 겪었고 먹을 게 모자랐고 돈은 떨어지고 뭐든 해야 하니 공부보단 삶이 우선했던 시대. 나보단 남에게 맞춰 뭐라도 벌어먹어야 했던 시대. 덕분에 그의 아들 딸은 공부를 무사히 마쳤고 이제는 머리가 컸다며 부모에게 따박따 박 말대답을 하고 가르치려고 하는 세대. <<내일의 부>>라는 책을 통해 시대상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났을 때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선진국이 된 나라. 2021년 기준 겨우 68년 만에 이뤄낸 성과. 베 이비 부머 세대는 현재 가장 어려운 세대 중 하나라는 글을 읽고 부모님을 이해하려고 계속 노 력했다. 몰라서 그랬구나. 어쩔 수 없었구나. 조금의 노력이 쌓이니 어느 순간 이해가 되었다. 요즘은 매일 아침 부모님께 안부 카톡을 남긴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딱 한 줄이 전부다. 처음 에는 아무 반응이 없던 부모님도 차츰 변화를 보였다. '아들 잘 잤어?, 사랑해요, 오늘도 파이 팅.' 책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오해만 하면서 지내고 있을 텐데 말이다.
인류가 남긴 보편적인 지혜, 책을 계속 만나다 보면 내가 여태 잘못 생각하며 살고 있었단 걸 발견하게 된다. 카프카는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 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고정관념은 여태 살 아온 삶과 경험을 통해 생긴다. 한 인간이 경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책을 읽으면 다양한 상황을 간접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덕분에 실제 경험을 하지 않더라고 경험치가 남들의 몇 배로 증가된다.
증가된 경험 덕분에 삶은 더 확장되고 한계는 사라진다. 고정관념으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 가 가능해지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안 하던 짓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글쓰기 가 그렇다. 나의 경우 글도 쓰고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하루 두쪽 책 읽고 두줄 메모했을 뿐 이데 말이다. 또 다양한 모임을 만들기도 하고 참여하기도 한다. 현재 하루 두쪽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서 직접 운영한 지 800일이 지났고 최근에는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돕는 일도 하고 있다.
오지랖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오지라퍼라는 방도 만들었는데 정말 세상에 이런 오지랖도 있고 나 하는 걸 참 많이 느낀다. 춤도 추고 노래도 한다. 살사를 배우러 다녔고 2회 공연도 했으며 합창단에 들어가 3회 공연을 하기도 했다. 에이, 나는 소질이 없어서? 가 아니다. 난 몸무게 가 113kg 거구에 조금만 움직이고 긴장해도 땀이 비 오듯 나는 나도 했다. 맞는 옷이 없어서 이 태원에서 따로 옷을 맞추기도 했던 웃픈 사연도 있지만 아무튼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지지 않으니 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맑았다 흐렸다 하는 마음, 흔들림을 반복하던 마음이 안정됐다. 더는 예전처 럼 흔들 지지 않는다. 완전하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예전보다 덜 흔들린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흔들릴 때면 그간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인생 문장들을 꺼내서 읽는다. 다시 읽으면서 흔들렸던 내 생각과 마음을 다 잡는다. 비난하고 판단하려고 했던 내 생각을 돌아보고 점검하고 어떤 기대는 없었는지를 다시금 생각한다.
인간은 작은 유혹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시련 앞에 맥없이 무너지는 약한 존재다. 그러니 흔들 리지 않으려 너무 애쓰기보다는 오히려 흔들리며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 현명할지 모른다. 힘을 빼고 세월의 흐름에 온몸을 맡겨 보는 것. 바닷가 포구에서 거친 바람을 맞으며 살아가는 팽나무처럼 말이다.
책은 한 번도 친구가 아닌 적이 없었다. 늘 다정하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덜 외로웠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나에 대해, 삶에 대해, 타인과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했고 그 덕분에 조금 덜 후 진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어느 날 삶에 불쑥 들어와 내게 작 용한 일, 그래서 조금이라도 삶이 풍요로워진 일 말이다. <<읽기의 말들>>에서 박총 작가는 이런 말을 남겼다. 책은 삶을 바꿔주진 않지만 더 근사한 걸 준다. 삶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독 서가 야속하고 고마운 일이라고. 책이 어떤 변화를 주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 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중요한 건 양이 아니다. 내가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