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찬란 Aug 22. 2023

브런치스토리가 자꾸 작가가 되라고 한다.

시켜주지도 않을 거면서

출간 작가의 꿈, 지금 현실로 만드세요.(대신 경쟁은 치열합니다라는 말을 그들은 생략한다.)


브런치스토리의 출판 프로젝트가 올해도 어김없이 시작되었다.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작가’가 되라고 한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본업이 있음에도, 나는 여전히 마지막 나의 직업으로 작가를 꿈꾼다.


나는 에세이를 모아서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했었다. 그러나 선정되지 못했다. 조금 더 자극적이고 트렌디하고 클릭하고 싶게 만드는 제목의 글들이 당선됐다. 당연했다. 누군가 말했던가, 출판사는 팔리는 책을 출간한다고.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쓰기 시작하며 몇 번쯤 메인에 걸렸던 것이 기억난다. 조회수가 폭발했다. 두근두근했다. 새로고침을 누를 때마다 수십, 수백 회의 조회수가 늘었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만 단위가 넘는 조회수는 아주 짧은 기쁨이었다. 오히려 그 이후, 나의 소중한 글들이 적은 조회수를 기록할 때, 마음이 조금 아팠다. 그리고 길게 씁쓸했다. 짧은 기쁨은 긴 슬픔을 불러내었다.


브런치스토리 메인에 걸리는 것은 원한다고 되지 않고, 원치 않는다고 거부할 수 없다. 그러나 출판 프로젝트는 조금 다르다. 원하면 지원하면 된다. 그러나 원한다고 모두가 될 수는 없다. 거부할 수는 있다. 아예 지원 자체를 안 하면 되는 일이니.


그러나 지원을 안 하면 작가가 되고자 하는 나의 꿈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 것이다. 결국 써야 한다. 쓰고 지원하고 실패하고 또 쓰고 또 지원해야 한다. 나는 어쩌면 작가라는 직업이 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많이, 꽤 많이 간과했는지도 모르겠다. 출판 프로젝트의 당선작을 보며 겸손해진다. 나는 그들이 어렵게 얻은 기회를 너무 쉽게 탐했다.


어쨌든 오늘도 들어온 브런치스토리는 나에게 자꾸 작가가 되라고 한다. 쉽게 시켜주지도 않을 거면서. 그래. 나도 쉽게 될 생각은 없다. 이런 생각으로 오늘도 글을 쓴다.




image: https://unsplash.com/photos/0gkw_9fy0eQ

매거진의 이전글 거짓말만 하는 사람과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