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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영 May 27. 2022

By Your Side

Sade


당신의 뒤를 따라 걷다가, 그 길을 닮은 당신의 뒷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던 오후였다.
 
언젠가 마주 앉은 술자리에서, '살짝 달아오른 여자의 두 볼이 사랑스럽다.'라고 내가 말했을 때, 당신의 바알간 두 볼 위로 아로새겨진, 마치 환하게 웃는 것만 같은 눈동자는 오롯이 한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고, 안경을 벗어두고 술을 마시던 난 '近視'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터라, 가까이 마주앉은 당신의 모습만 선명했던, 그날 밤처럼 뭉클했던 오후였다. 더더구나, 하늘은 푸르렀고 길옆으로는 바다가 연거푸 늘어서 있었으며, 이 길의 끝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야 할 것도 바다였으니, 그 푸르른 풍경 속을 걷던 당신의 뒷모습에 뭉클하지 않았다면, 그 또한 고개가 갸웃거려졌을 노릇일 테다.





@ By Your Side - S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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