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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moon song Nov 02. 2024

DIY기록이 기고가 되다

의식주"일상실험"

1. 의식주일상실험을 보고 온 제안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무렵 브런치 제안하기를 통해서 재미있는 메일을 받았다. 의식주일상실험 매거진의 글을 흥미롭게 보았다며 주거트렌드와 관련된 기고글을 써보는 게 어떠냐는 내용이었다. 놀라움에 메일에 소개한 링크를 타고 가 보니 주택금융공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매거진이었고 그중에서도 하우스트렌드에 관련된 꼭지에 여러 필자들이 기고를 하고 있었다. 제안을 한 사람은 그 블로그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디렉터. 블로그의 구조를 찬찬히 살펴보며 웹매거진형태로 발행하는 글들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위탁업체가 있고 그 업체에서 글을 싣기 위해 기고할 만한 이들을 웹검색을 통해서 찾다가 나를 발견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하, 수긍하면서도 놀라움이 남았다. 생활을 기록하기 위해 남기기 시작했던 글을 누군가가 지켜봐 주었다는 것에 그리고 그것을 좋게 보고 관련한 글을 써달라는 제안을 했다는 것에. 한편으로는 평범한 일상을 기록했을 뿐인데 무슨 자격으로 다른 이들을 위한 글을 쓸까 싶다가 문득 평범한 경험들을 이야기해 준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지 싶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제안이 왔을 때 주저하기보다는 시도해 보는 것이 늘 더 좋은 경험이 되었으니 이번에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2. 기록을 기고로 바꾸는 과정에서 얻은 것

디렉터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어떤 글들을 쓸지 주제를 제안해 보고 좁혀나갔다. 처음에 우선 주제를 제안해 달라기에 내가 관심을 갖고 기록해 온 것이 일인가구로서 나에게 맞게 다듬어온 DIY생활이었으므로 자연스레 그와 관련된 세네 가지의 주제를 제안해 보았는데,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나 이외에도 다른 필자들이 각자가 맡은 꼭지가 있었고 이미 1인가구 관련된 내용은 블로그에서도 여러 차례 다뤘다는 것이었다. 내가 실제로 생활 속에서 경험해 본 것들을 토대로 다른 이들에게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들을 고심하다가 최종적으로는 DIY, 공유와 나눔과 관련해 글을 쓰기로 했다. 일 년의 칼럼 발행 스케줄을 고려해서 7월 그리고 10월에 글을 발행하게 되었다.

주제를 정한 것이 6월 초였으니 글을 쓸 시간은 넉넉했다. 내가 쓴 글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어떻게 이야길 풀어갈까 고민했다. 분명 글을 읽을 이들은 아마 내 글을 처음 접할 테니 주제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되 주제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만 쓰는 것보다는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도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DIY라는 단어부터 좀 더 구체적으로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DIY라는 용어가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는지, 어떻게 광범위하게 퍼지게 되고 그것이 하나의 현상이 되었는지.

공부해 나가며 새삼스레 DIY라는 용어 너머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존재해 왔음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하는 생활을 위해서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거공간을 자신에 맞게 만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강력한 욕구임을 그리고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이들이 시도해 오며 방법과 기술을 발전시켜 온 가운데 우리가 살고 있음을.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있는 나의 소박한 경험을 보태보기로 했다.


3. DIY의 즐거움을 공유하길 바라며

재미있게도 주거 DIY에 관해 글을 쓰는 일은 나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DIY의 어원과 역사 그리고 현재의 트렌드를 검토하며 DIY에 대한 지식을 넓히게 된 것은 물론 그것들을 더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새록새록 나의 손길이 닿은 이 공간에 애정을 느끼는 동시에 처음에 DIY를 하며 꿈꿨던 의도에 맞게 혹은 살아보며 깨닫게 된 경험치에 더해서 어디를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다음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초고를 넘기고 디렉터와 수정보완을 거쳐 첫 번째 기고글을 업로드하고 나서도 주택금융공사의 블로그를 둘러보며 다른 이들의 주택에 대한 관심사, 이슈들까지도 살펴보며 관심을 확장하는 나를 발견했다. 기록이 제안을 불러들이고 기고가 되고 또 글을 오가며 대화로 이어지고 다시 나의 시야를 확장해 주는 경험은 의식주일상실험을 하기를 그리고 그걸 기록하기를 잘했다는 뿌듯함으로 돌아왔다. 안 그래도 중독적인 DIY의 즐거움이 몇 배나 더 커진 이 경험들에 아마 앞으로도 계속해서 DIY를 해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다른 이들에게도 이 즐거움이 전해질 수 있기를 그리고 각자의 주거생활에 즐거움을 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하우스트렌드] DIY, 주거에 즐거움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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