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사람

by 네루아

어떤 날은 누구의 말도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힘내라는 말도, 다 잘될 거라는 말도,

지금 이 순간에는 너무 벅차게만 느껴졌습니다.

그저 조용히 있고 싶었습니다.

누군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고, 그저 곁에 조용히 있어주기만을 바랐습니다.

그리고 그런 날, 아무 말 없이 내 옆에 앉아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말을 걸지 않았고, 괜히 웃기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옆에 앉아 있었고, 내가 울고 싶을 때 울도록 그 시간을 허락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침묵은 오히려 어떤 위로보다 더 깊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나를 설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됐고, 마음을 방어하지 않아도 됐고, 그저 존재만으로도 안심이 되었어요.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저 그날, 곁에 있었다는 사실만 기억납니다.

그리고 그 사실 하나가 내 마음을 붙잡아주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말보다 존재가 더 큰 힘이 되는 순간을 겪습니다.

특히 마음이 부서진 날엔, 누군가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삶을 다시 이어갈 힘이 생기곤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날 이후 ‘말하지 않아도 곁에 있어주는 사람’을 인생의 선물처럼 여깁니다.

그리고 동시에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조용히 다짐하게 됩니다.

무언가를 잘 말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잘 곁에 있어주는 사람. 혼자 울고 있는 누군가 옆에서

말없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건넬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이제는 잘 압니다.

혹시 지금, 당신 곁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말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전해보세요.

그리고 당신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였다면 오늘 하루,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말보다 큰 위로는, 어쩌면 침묵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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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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