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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하다 보면, 이런 사람 꼭 있다.

유튜브 천태만상 제9 화 : 정말 돌아 버리겠다.

유튜브를 4년째 하다 보니 별의별 사람들을 다 접하게 된다.     

크게 긍정적인 유형과 부정적인 유형으로 나뉘며, 후자를 보통 "키보드 워리어"라 부르고 있다.     

이들 키보드 워리어의 대표적인 유형을 살펴보자면,     




- 악플러 : 영상의 맥락과 상관없이 이해할 수 없는 욕설을 남발한다. 외모 지적은 기본이요, 자신의 처지가 그렇게 된 것을 거친 표현과 함께 모두 유튜버 탓으로 투사한다. 이들은 최근 유튜브 스크린 기능으로 욕이 걸러진다는 점에 착안해서, 훌륭한 한글의 조합을 이용해 새로운 욕을 생성하고 있다.


넌 생긴 게 XXX 같고, 니 영상을 보니 XX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 프로 불편러 : 주로 본인은 경험도 없으면서 남의 경험을 바탕으로 온갖 지적질을 한다.     

요즘은 유명 유튜버의 영상 내용을 인용하며 아는 척을 많이 한다. 진심 어린 조언과의 차이점은, 반말을 한다든지, 댓글에서 부정적인 표현이 많다.   

            

유명 유튜버가 그러는데 네가 하는 것은 다 틀렸어. 좀 알고나 해!


-프로 참견러(오지라퍼) : 뜬금없이 자식 교육부터 부부생활까지 불친절하게 참견하고 조언한다. 초반에는 조언과 참견의 선을 교묘하게 타더니 나중에는 사사건건 참견한다. 이런 사람들 주로 상습적이다.                    


애가 부모한테 반말이나 하고, 자식 교육에 신경쓰시는 게 좋겠습니다~


- 정치 선동꾼 : 밑도 끝도 없이 현 정부를 탓한다.     

이들은 직업적으로 정치적인 댓글을 달며, 정권이 바뀌어도 새로 바뀐 정부를 욕할 것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게 모두 문재앙 때문이야!


- 그냥 돌아이 : 이분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선과 악의 구분이 없다. 더 무서운 점이,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평범함을 가장해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것.     


너의 성적 취향은 XX고, 넌 분명 XXX를 좋아할 거야.




물론 댓글을 다는 대부분은 좋은 사람들이다. 진심 어린 조언과 관심에 항상 많은 도움과 큰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이런 키보드 워리어들의 활동 덕에 영상 올리는 작업을 하다 맥이 빠지는 것도 분명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이는 유튜브를 시작할 때부터 우리 유튜버들이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 아닐까 생각된다.

(시간이 지나도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슬픈 숙명...)

부정적인 댓글에 관해서는 다른 화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다뤄보기로 하고,

오늘은 악플까지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4년째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반복적으로 만나게 되는 특이한 유형의 사람들 케이스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1. 영상에서 구매처와 가격을 다 알려줘도 꼭 댓글로 묻는 사람.      


"어디서 사나요? 얼마예요? 좌표 찍어주세요."      

아니 영상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자막도 달아놨는데 꼭 물어본다.(이런 분들 정말 많다.)  

에효... 귀찮지만 그래도 영상에 관심을 가져준 것만 해도 고맙기에 다 알려준다.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란 인사말과 함께.

(이런 유형은 특이하긴 하지만 얼마든지 알려 줄 수 있다.)    


2. 올리자마자 ‘싫어요’를 누르는 사람     


아주 기가 막히다. ‘싫어요’를 누르기 위해 알람을 맞춰 놓는 사람이 있다.

(내 경우 두 명이 항상 영상을 올리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싫어요’를 누른다.)    

아마 몇 년 유튜브를 해본 사람들은 다~ 이런 열성팬(?)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경우는 일반 구독자는 아니고 대개 경쟁자들이다. 그들만의 소심한 경쟁전략이랄까?     

그래서 난 누군지 다~ 안다.     

백날 그래 봐라. 눈 하나 까딱하나.     


3.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믿지 않는 사람   

  

나는 요리를 할 줄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만든 음식이 맛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배우질 않아서 정석과 많이 어긋날 뿐.     

유튜브 초창기엔 그래도 다양한 시행착오 영상들이 공감을 얻었는데, 지금은 워낙 전문가들이 맛깔나게 요리를 하니, 그런 모습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내 요리 방법을 많이들 못 마땅해한다.   

요리 방법도 잘 못 되었고, 그렇게 만들면 아예 맛이 없단다.     

아주 기가 찰 노릇이다. 나는 분명 맛있게 먹었는데 그럼 내가 거짓말을 한 것인가?     

그래서 가끔 함께 한 지인에게 되물어본다. 그때 먹은 요리 맛이 솔직히 어땠냐고.     

맛있었단다. ㅋ


4. 남의 자식 교육에 간섭하는 사람      


최근 현상이다. 아들이 제법 커서 분량 욕심이 생겼는지 종종 출연을 자처한다. 뭐 대부분 육고기 전문가 역할로 각종 바베큐를 맛있게 베어 먹는 역할인데, 평소에도 꽤 친한 우리 부자는 영상에서도 항상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아들이 친구 대하듯 아빠를 대하는 그런 모습 말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에겐 그게 많이 거슬리나 보다.     

자식 교육을 잘못했단다. 예절이 없단다. 자식 교육 똑바로 시키란다.     

에효... 이런 댓글이 늘면서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저는 나름 확고하고 일관된 교육철학으로 제 자식 교육 잘 시키고 있습니다.”라고 자막을 달아야 하나?


5. 실례인 줄 알면서 실례를 범하는 사람

     

이런 댓글 정말 많다.

분명 내용은 악플인데 표현은 예의 바르다. 예를 들면,

"여쭤 보는 게 실례인 줄 알지만, 이혼하셨나요?"

"악플 다는 것은 아닌데 왜 그렇게 사시나요?"

"죄송한데, 정말 악플 달려고 하는 것은 아닌데~"

이런 댓글을 보면 가끔씩 내가 속이 꼬여서 삐딱하게 보이나? 할 정도로 스스로 헷갈릴 때가 있다.

내가 나이 많은 40대 중반의 아저씨라 대 놓고 까진 못하고, 뭔가 돌려 까는 듯한 뉘앙스의 댓글들... 분명 기분 좋지는 않다.


6. 성적 취향을 묻는 사람     


정말 많다. 오죽하면 해명 영상까지 찍었으랴?

이런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알고 있다. 영상에 와이프가 나오질 않고, 맨날 아저씨들끼리 술판을 벌이고 있으니, 이 아저씨들은 모두 그쪽이라는 논리이다.

그냥 갑갑하다. 이렇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도저히 안 되겠어서, "와이프와 사이는 굉장히 좋으며 다만 제 영상에 출연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습니다~"하고 억지 미소를 머금으며 해명 영상까지 찍어 올렸다.

(그래도 다행히 요즘은 와이프도 목소리 출연이 종종 있어서 이런 댓글은 많이 줄었다.)


7. 집에 찾아오겠다는 사람

     

사실 가장 안타까운 유형이다.

전원주택을 주 배경으로 하다 보니 이런 요청이 적지 않다.

물론 마음은 이해가 간다. 땅을 사서 집을 지어본 사람으로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조금이라도 참고하려는 절실함은 십분 이해한다.  

정말 방문하겠다는 모든 요청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런 요청이 어디 한둘인가? 그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사생활과 유튜브와의 경계는 엄격하게 구분되어야 하니 말이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다만, 그런 절실함에 도움이 되고자 내가 다양한 전원주택 관련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영상에 담아 공유하고 있으니, 부디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유튜브 활동 초창기 한밤중 벨을 누르고 현관문으로 들어오려는 구독자 때문에 와이프가 식겁한 적이 있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무서워요~ㅠㅠ)     


8. 대뜸 자기 채널을 구독해 달라고 조르는 사람     


정말 대뜸 자기가 내 채널 구독해줬으니 나도 자기 채널 와서 구독해달란다.

“영상 잘 보고 갑니다. 구독과 좋아요 2종 세트 누르고 가니 제 채널도 꼭 구독해주세요~”

아직도 이런 품앗이 구독이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것인가?    

장사를 하려고 식당을 차린 사람이, 음식과 서비스에 대한 궁리는 않고 남의 식당 영업장에 찾아와서 사장한테 자기네 식당도 와달라 떼를 쓰는 격이다.

효과도 전혀 없고, 이런 품앗이 구독 요청은 오히려 채널 이미지만 안 좋게 깎을 수 있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경계해야 할 좋지 않은 전략이니 부디 참고하길 바란다.     

(정말 이런 댓글로 내 모든 영상마다 도배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차단과 함께 스팸 신고를 눌렀다.)


정말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다양한 반응을 보며 재밌어서 깔깔 웃기도 하고, 화가나 씩씩거리며 혼자 분을 삭힐 때도 있다.

똑같은 하나의 영상을 보고 정말 이렇게 다양한 반응을 보이니,


천태만상이다. 천태만상... 유튜브 천태만상!


별별 사람들의 별별 이야기, 그리고 별별 반응들,

이보다 더 사람 공부하기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사람 공부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모두 유튜브를 시작 하시길!



평일엔 도시에서 일하고, 주말엔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합니다.
유튜브 바닷가 전원주택 채널을 운영중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712zdYmemTs4XPa4fRan9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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