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함을 만들어내는 집요함. 집요하게 사내추천 시킨 이야기
"Talk is cheap. Show me the code."
위대한 개발자 리누스 토발즈의 명언입니다.
말은 쉽습니다. 실제로 그걸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이 진짜인 거죠.
비단 코드뿐만이 아닙니다. 제품, 서비스, 프로세스, 조직문화 등등 무언가를 거창하게 말하긴 쉽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건 어렵죠. 그런데 더 어려운 건 그냥 하는 걸 넘어서서 진짜 일이 되고, 변화가 일어날 때까지 집요하게 실행하는 것입니다. 손에 흙 묻혀가면서 하는 그런 집요함만이 위대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집을 치워야겠다고 생각만 하는 것보다 실제로 치우는 행동을 하는 게 어렵지만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진짜로 집이 깨끗해질 때까지 빡세게 청소하는 것, 구석구석 먼지를 털고, 오래된 때를 벗겨내고, 쉽게 치우기 어려운 것까지 집요하게 청소하는 것이야말로 위대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여기까지 해내는 사람은 흔치 않죠.
어디든 아니겠냐만은, 요즘 저희 회사도 인재영입이 큰 고민입니다. 회사는 계속 성장해 나가고, 하고 싶은 것은 많아지는데, 좋은 사람들을 모셔오는 것은 맘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시도와 학습을 통해 우리는 그 어떤 것보다 사내추천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내 추천을 더 부흥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여기까지가 생각)
그래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사내추천제도도 만들고, 추천인에게 채용보상금을 주는 제도도 만들었습니다. 더 부스팅하기 위해서 보상금을 높이기도 했죠. (여기까지가 행동)
그런데도 사내추천이 그리 많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원인을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내 추천의 가장 큰 허들은, 일단 "사내 구성원들이 회사를 좋아하고 추천하고 싶어 하는지"입니다. 다행히도 저희 구성원들은 만족도가 높았고 주변 지인들을 추천하고 싶은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의 중요성을 계속 인지하고 그래서 내 지인들 중 누가 괜찮은 사람인지 떠올려보고, 나아가 리크루터분들께 전달하는 데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는 거죠. 구성원들의 행동까지 만들어내지 못했을 뿐이지 보상금이 낮아서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던 거죠.
(관련해서는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라는 책에도 나옵니다. 사내추천을 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회사가 너무 좋고, 그래서 좋은 사람들로 더 채우고 싶어 하는 거지 채용 보상금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는, 그래서 보상금을 높이는 것에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구글의 히스토리)
(이제부터가 집요한 행동)
그래서 저희 인재영입팀은 집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목표를 세우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이 인재영입의 일이 HR팀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에게 중요한 일임을 알려야 한다.'
'그들이 기존보다 훨씬 더 자주 리마인드되고, 훨씬 더 적은 단계만으로도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리더들을 대상으로 리크루팅 현황과 우선도에 대한 세션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사 올핸즈(전체미팅)에서 우리의 사내추천제도와 온도감을 알렸습니다. 또 반복해서 올핸즈에 리더분들을 모시고 그분들이 지금 어떤 인재들을 필요로 하는지 설명해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내추천제도를 알리는 포스터를 만들어서 여기저기 붙였습니다. 작년에도 비슷한 행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포스터 한, 두 개를 붙여놓고 기다린 게 아니라 집요하게 행동했습니다. 사이니지에도 띄우고, 올핸즈에도 띄우고, 복도에도 붙이고, 심지어 화장실에도 붙였습니다. 큐알코드까지 넣어서 바로 오픈공고도 확인하고 추천할 수 있게 과정도 단순화했죠.
사진에 있는 포스터도 여러 포스터중 하나인데,, 정말 구구절절 써둔 저 메시지를 보면 아름답진 않더라도 집요함과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ㅎㅎㅎ
이런 것들이 저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집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어떤 천재 리크루터가 나타난 것도, 위대한 웅변가가 회사 사람들을 채용에 열광하도록 만들어낸 것도 아닙니다. 그저 조금 더 집요하고, 조금 더 끈질기게 행동한 것뿐입니다.
그 결과, 2~3월의 사내추천 숫자는 작년 동기간에 월에 1,2명 정도였던 것이 30여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작년에도 사내추천제도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내추천 보상금을 기존보다 올린 것은 1월이었지만, 그 시점보다는 집요하게 공지하고 리마인드 하고 사람들 따라다니면서 추천 부탁하고 했던 2월 시점부터 추천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요함을 통해 달라지는 결과를 보며 우리는 큰 쾌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러한 Winning Experience 가 쌓여 우리를 다음에도 집요하게 달려들어서 될 때까지 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이런 즐거운 집요함 중독이 모여 회사를 변화시키게 됩니다. 예시는 리크루팅으로 들었지만 강언팀 여기저기에서 이런 집요함이 보입니다. 그리고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집요함으로 위대함을 만들어가는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추천 1명이라도 더 하기 위해 저도 커피챗 하러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