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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주 Oct 19. 2023

비오는 날, 도서관에 부침개는 없지만

작은도서관 도비의 짧은 업무일지

한 잔 해!

하늘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거세지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거기에 비까지 내리면 금상첨화입니다.

왜죠? 커피 마실 기분이 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날씨에 도서관까지 가려면 솔직히 귀찮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일단 도서관 문을 열고 나면 그때부턴 행복합니다.

얼른 도서관을 세팅해 두고, 준비실에 가서 전기 주전자에 물을 끓입니다.

그 사이 혹시 이용자가 오실까 안내 데스크 쪽을 기웃기웃 내다보죠.

커피 한 잔을 들고 열람실 뒷쪽에 있는 휴식용 테라스(라고 우기는)에서 비 내리는 풍경을 봅니다.

아름답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 공기, 조명, 습도를 만끽합니다.

평소에는 아메리카노만 마시지만 도서관에선 무조건 노란색 믹스커피 입니다.

노동에는 달달구리가 필요하니까요!

커피 마시는 시간에도 도비는 동체시력으로 안내 데스크를 살펴야 합니다.

이용자의 인기척이 느껴지네요. 냅다 뛰어갑니다. 도비의 낭만도 종료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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