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의 정글을 지나
에세이만 쓰던 제가
소설쓰기에 도전한지 2달 정도 되었습니다.
소설쓰기는..
어렵습니다.
저에게 정말 낯설어요.
에세이는
실타래를 풀듯 제 얘기를 털어놓으면 되지만
소설은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고 설정해야 하니까
엄청난 에너지가 들더라구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저만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게 가장 힘든 점이에요.
제 성장환경의 특수성이나 저만이 가지고 있는 뾰족함이 있는데
글을 쓸 때 그것들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냥 평범하게 뭉뚱그려버리죠.
깊게 생각하지 않고요.
와락 달려들어서 써내야하는데
활자들을 붙잡고 씨름을 해야하는데
이상 세계에 머물다 헛소리를 쓰면서
종이 낭비를 하고있는 건 아닌지 매일 걱정해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지보다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하고 글을 써야하는데
분량 채우기에 급급해진 거 같아요.
가끔 이곳에 들려주시는 분들이
댓글 남겨주실 때마다 가슴이 덜컹하곤 합니다.
잘 읽었다, 왜 연재 계속 안하냐, 응원한다...
그런 댓글들 보면
너무 감사하고 송구해요.
내가 뭐라고
그냥 브런치에 표류하면서 에세이나 쓰지
왜 이런 도전을 시작했을까
다들 좋아해주는 글을 그냥 쓰지
왜 이런 어려운 글쓰기를 할까
자책도 많이 합니다.
아마 제가 이런 이상한 결정을 내렸던 건
이제껏 살면서 아팠던 점들을 큰 세계에서 그려내고
치유받고 싶어서가 아닐까,
라고 마음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설쓰기 수업에서 2개의 단편 소설을 썼고
이제 마지막 1개를 더 써야하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은 조금 더 나아지길.
다음 달에는 꼭 브런치에서 새 연재를 시작할 수 있기를.
더운 여름날, 윤슬 같은 하루 되시길.
들러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합니다.
- 유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