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car is such a lemon!"
이 자동차 완전 레몬이야!
영어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인데, 자동차가 레몬이라니, 무슨 뜻일까? 영어권에서의 '레몬' 이미지를 한국인 입장에서는 짐작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위키백과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레몬 시장(lemon market) 또는 개살구 시장은 경제학에서 재화나 서비스의 품질을 구매자가 알 수 없기 때문에, 불량품만이 나돌아다니게 되는 시장 상황을 말한다. 영어에서 레몬(lemon)은 속어로 '불쾌한 것', '불량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는 폴크스바겐(Volkswagen)의 비틀(Beetle) 차량 가운데 유독 1965년에 생산된 레몬 색깔 차량에서 잦은 고장이 발생해 중고차시장으로 많이 유입되었는데, 이때부터 미국인들에게 레몬은 결함 있는 중고차를 지칭하는 은어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중고차의 경우처럼 실제로 구입해 보지 않으면, 진짜 품질을 알 수 없는 재화가 거래되고 있는 시장을 레몬 시장이라고 한다.
- 출처: 위키백과
레몬이 그냥 먹기에는 신 맛이 강하기 때문에 불쾌한 느낌이 있다고 한다. 또한 자동차 관련된 유명한 일화와 얽혀서 과일의 한 종류라는 것 말고 또 다른 뉘앙스를 가지게 된다. 영어 실력을 기초 레벨까지 갖췄다면 그 후로는 이러한 문화적인 요소를 아는 것도 점점 중요해진다.
어쨌든, 서두가 너무 길었는데, 이번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교육 시장은 일종의 레몬 마켓이다. 실제로 사용해보기 전까지는 서비스의 품질을 알기가 너무 힘들다. 심지어 실제 사용해본다고 해도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주니어 영어 시장은 그 정도가 특히 더 심한데, 그 이유로 크게 3가지를 들어볼 수 있다.
즉, 교육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은 학부모인데, 서비스를 실제 경험하는 사람은 그 자녀들이다. 학부모들은 광고와 입소문에 의지하여 유명한 학원에 보낸다거나, 책과 교구로 이루어진 전집 세트를 사들이고, 영어콘텐츠가 탑재된 태블릿 상품을 결제한다. 하지만 대부분 거금을 지불했을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이거 했니? 저거 했니? 시키기만 할 뿐 직접 사용해 보지는 않는다. 학습자 성향에 맞는지, 또 얼마만큼 학습 효과가 있는지 제대로 된 피드백을 얻을 수 없고, 시장에서 이 상품이 정말 좋은 지 아닌 지 판단이 힘들 수 밖에 없다. 결국 아이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학습 보다는 학부모의 눈과 귀에 그럴 듯하게 포장된 상품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기본적으로 한국인들은 막연히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다들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분명한 목표점은 없다. 업무를 할 때 영어를 좀 잘하면 좋겠다, 혹은 여행가서 말이 좀 통했으면 좋겠다 같은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 내신이나 수험 대비 혹은 취업을 위한 스펙 관리라는 분명한 숫자로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제외하도록 하겠다. 시험 성적이란 게 영어를 잘 한다는 것과는 또 다르다는 건 다들 경험적으로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자녀의 영어학습이라는 영역에 이르면, 다들 하니까 덩달아 나도 시킨다 정도의 막연한 불안감과 조급증만 남을 뿐 분명한 기준과 비전이 있는 학부모는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중고차를 사러 갔는데, 어떤 차를 살 것인지 전혀 계획도 없고 아무 정보도 없이 막연히 차를 사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인 것이다. 중고차 딜러에게는 최고의 고객이 아닐 수 없다.
이 부분은 위의 두 번째 이유와도 연결된다. 자녀의 영어학습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는 있으나 목표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당연히 일정한 성과를 내기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 지, 어떤 부분에 집중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부재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학부모가 원하는 것이 우리 아이의 국제중, 국제고 진학인지, 아니면 해외 여행 가서 햄버거 주문할 정도면 되는지에 따라 학습 로드맵이 달라지고, 학습에 쏟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비용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 자녀 영어 학습에 대한 결심이 섰다면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지금 제대로 하고있는지, 더 잘하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파악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을 과연 누가 해야 할 것인가. 병이 나면 의사에게 물으면 될 것이고, 핸드폰이 고장나면 A/S 센터를 찾아가면 될테지만, 자녀 영어학습에 있어서 누구에게 의견을 물어야 할까? 학부모들은 이 부분을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
지금까지 왜 주니어 영어 시장이 레몬마켓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다면, 다음 글에서는 그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 상황, 특히 공포 마케팅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