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형재 May 19. 2019

진짜

그레구아르들라쿠르의 《본질에 대하여》를 읽고

새로운 순간은 이미 마지막 순간이 되어 버리기에 그들은 괴로워하면서도 모든 순간에 매료되었다. 


제목이 무거웠으나, 내용은 경쾌했다. 인문학 책인가 했는데, 소설이었다. 부드럽게 전개됐다. 아니, 어쩌면 이런 게 진짜 인문학 책일지도 모르겠다. 긴 스토리는 아니지만 곳곳에 반전이 있었다. 메시지도 있었다. 메시지는 스토리 속에 자연스럽게 담겨있었다.


묘사와 설명이 너무 많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쓸데없는 묘사는 없었다. 설명도 왜 이거까지 설명하지 싶다가도, 설명 자체가 재미있어서 계속 읽게 했다. 흡입력이 있어 끝까지 읽어내는 데 하루면 충분했다.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지 몰라서 끝까지 읽었다.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전개되면서 본질이 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아 이게 본질이 아닐까 하면, 작가는 기다렸다는 듯 스토리의 방향을 틀어버린다. 그렇게 또 진짜 본질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기를 반복한다. 그렇다고 소크라테스가 질문을 하며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된 건 아니다. 사랑 이야기다. 연애 소설,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영화를 보는 듯했다. 영화화해도 금방 하지 않을까 싶었다. 작가가 글로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했기 때문이리라.

매거진의 이전글 프로그래머와 수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