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모금도
목이 마를 때 비로소 맛이 되고
곁에 있던 온기도
혼자일 때야 비로소 그립다
익숙한 골목은
먼 타지에서야 풍경이 되고
손 닿던 책은
비워진 서재에서야 자리를 남긴다
매일 떠오르던 해조차
구름 뒤에서야 기다림이 되고
거리를 두어야
진짜가 보이며
멀리 서야
전체가 그려진다
잃어봐야
가졌던 것을 알며
그리워하고 나서야
사랑했음을 안다
가끔은 멀어짐이
가까움의 다른 이름이고
놓아주는 일이
붙잡는 법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멀어져도 좋다
소중한 건 늘 거기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