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빈 속을 달콤하게 어루만지는
라테의 향기를... 눈을 질끈 감고
매몰차게 외면했다
한낮의 긴 시간 동안
사막의 모래처럼 말라붙은 입술을
정수기 물 몇 모금으로
오아시스 삼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달빛은 기름빛으로 번지고
별빛은 치즈처럼 흘러내려
허공에서 내 결심을 간질였다
별보다 먼저 뜬 치킨집 간판 아래로
흘러나오는 튀김 냄새는
꺾을 수 없는 바람이 되어
내 의지를 휘감았다
뱃속에서 요동치는 허기를 달래며,
토끼에게 뒤진 거북이처럼
한 걸음, 또 한 걸음
기어이 집을 향해 나아갔다
'드디어 해냈다!'
현관문을 열고 불을 켠 순간,
테이블 위 돼지 저금통이
작은 돼지발을 흔들며
족발의 길로 나를 흔들었다
모든 유혹을 버텨낸
그 찬란한 의지는
모래 위 글씨처럼
금세 지워졌다
이미 뱃속에서는 절의 종소리보다
더 비장한 울림이 퍼졌고,
현관 앞에서는 배달원의 알림 종소리가
허기의 주인을 울렸다
아, 결심이여.
오늘도 기름에 튀어
바삭바삭 사라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