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술집에서

by 카밀리언

황혼빛 묻어둔 골목,

낡은 간판 불빛 흔들려

마른나무의 그림자가 기웃인다


잔 위에 쏟아지는 술빛에,

아주 잠깐 피어난 웃음

곧바로 흩어진 너의 이름이

거품처럼 사라진다


바람이 문틈으로 들어와

등불을 흔드는 사이,

너의 빈자리에 술잔을 채운다


밤 깊어 더 깊어져도

돌아가지 않는 길 위에서

술향기만 내 곁에 남아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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