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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는 혼자가 편했다. 그런데도 함께 있어야 했고 원치 않는 배려를 해야 했다. 오롯이 자신만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살고 싶었다. 부모님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고 하셨지만, 걱정을 숨기지 못하셨다. 걱정은 알 수 없는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매일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버지가 퇴직하시고 은수는 가장이 되었다. 떠나고 싶었지만 떠날 수 없었다. 때론 은수가 생각한 방향이 맞았지만 사회에서는 다수의 의견과 높은 사람의 의견이 항상 옳았다. 철저한 이해관계 속에서 은수는 원치 않는 배려를 배웠다.
은수는 혼자 눈물을 삼키는 것이 편했다. 눈물을 참을수록 과호흡이 왔지만, 자신의 슬픔이 누군가에게 폐가 되면 안 되었기에 그렇게 배려하며 살아왔기에 은수는 불안과 슬픔을 타인에게 들어내는 것이 어색했다.
친한 친구들에게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할 수 없었던 은수는 홀로 가라앉았다. 모두가 힘든 삶에 자신의 무게까지 얹을 수 없었다.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다는 것은 은수를 죄스럽게 만들었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은수는 가장 바쁘게 뛰어다녀야 할 나이에 침전되어있는 스스로가 죄스럽게 느껴졌다. 홀로 가라앉아 있으면서도 올라가고 싶었다. 은수는 누군가 자신을 끌어올려주기를 바라고 바랐다.
“무서워도, 무슨 일이 생겨도 바닷속에서 수면 위로 갑자기 상승하지 마세요. 차라리 가라앉으세요. 그리고 제게 신호를 주세요. 계속 보고 있을게요. 갑자기 상승하면 혈관 속 쌓인 질소가 팽창해서 죽을 수도 있어요.”
차라리 가라앉으라니 오히려 안전하다니. 가끔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바다는 숨이 막혔다. 숨이 막힐 때 은수는 주위에 있던 다이버와 강사를 찾았다. 함께라는 사실이 은수를 안심시켰다. 믿고 싶지 않아도 서로를 믿을 수밖에 없는 고요한 바닷속에서 은수는 처음 걸음마를 걸었을 때, 두 발 자전거를 처음 배웠을 때 곁에서 든든히 지켜주던 아버지를 생각했다.
어린 날, 아버지는 물건을 집어던졌고, 어머니는 비명을 질렀다. 방문이 잠겼다. 쿵쿵 소리가 났고, 머리채를 붙잡혀 들어갔던 어머니의 얼굴에는 피가 흥건했다. 몇 살이었는지 기억도 안나는 은수의 어린 시절, 사진처럼 가슴에 박혀 있던 장면. 쿵쿵거리는 잡음에서 영원히 벗어나고 싶었지만, 평생을 벗어날 수 없는 사진 속 추억임을 은수는 알고 있었다.
기억 속 어머니의 얼굴에서는 피가 흘렀지만, 은수의 손에 흐르는 피를 보며 걱정해준 사람. 은수는 이상하게 따뜻했던 바닷속에서 애증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터 #ㅇ증ㅇㅇㅇ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