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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함존중 Mar 27. 2021

채용 필패를 피하기 위한 3가지 경력 점검 포인트(上)

실패한 서비스만 경험한 사람은 필패할 선택을 한다

성과를 내 보지 못 한 사람의 가장 큰 문제는 성과가 어느 한 순간의 떡상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과 수많은 시행착오의 결과라는 걸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 짤방들은 본문과 직접 관련이 없...을까, 있을까?



대표님들이 이력서 판별하실 때,


‘이 친구는 학벌도 좋고 공모전 수상도 해 봤고 영어 중국어도 잘 하고 꽤 괜찮은데

망한 회사만 다녔다는 건 좋은 회사를 못 만났거나 운이 없었던 걸 거야.

이 정도 스펙이면 우리 회사에선 잘 할 거야.’


이런 생각이 든 다면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채용을 고려해 보셔라.


실패한 회사들만 다녔던 사람들, 성취의 크기와 규모가 아무리 작을지라도 시장 출시를 해 보지 못 했거나 목표달성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사회 생활 2~3년이 넘었더라도 학생 수준의 상태라고 보는 쪽이 맞다. 차라리 아예 대졸 신입을 찾는 걸 권장한다.


내가 10년 전 헤드헌터 할 때 비슷한 케이스를 몇번 겪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막상 대표를 하면서 채용에 대한 결정권을 쥐게 된 순간부터는 결국 내 머리를 제대로 못 깎고 있었던 것 같다. 진심 나새끼 내로남불 ㅇㄱㄹㅇ 지난 6년을 돌이켜 보며 HR 현업 경험이 있었기에 더 잘 알고 빠삭하다 자만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며, 촉과 육감으로 시작해 체험과 경험으로 프로파일링 된 내뇌피셜 채용 빅데이터 분석법을 풀어보려 한다.


이미 잘 만들어진 큰 시스템의 일부로 채용하게 되는 대기업이나 공사, 공무원은 예외다. 맨땅에 헤딩해야 하고 작은 성공의 점박이들을 모아 결국 선과 면을 만들어 내야 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글이다.


두괄식에 의한 결론부터 쓰고 서술하자면



실패한 서비스만 경험한 사람은 필패할 선택을 한다.
그럼 실패한 서비스란 무엇인가?



어떤 서비스를 성공시키지 못 했다고 해서 회사 전체가 망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하나의 서비스가 성공하지 못 하면 회사 전체가 문을 닫거나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오뚜기처럼 빨리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지만 서비스가 실패할 때 대부분 해당 서비스에 참여했던 인력은 물갈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음 피보팅으로 함께 갈 사람은 구직 시장에 나오지 않아도 되니 타 스타트업 대표님이 만나게 될 일은 별로 없다. 또한 아래글에 해당하는 사람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사람은 결국 성공한 서비스를 만들고 구직시장에 나오게 될 테니.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성공하는 원인은 콕 찝어내기 힘들다. 그 원인에는 반드시 (행)운도 포함된다. 그래서 성공한 CEO들은 겸손해진다고 그랬던가? 그러므로 성공한 서비스를 결과적으로 분석하는 건 가능하지만 예측하거나 원인을 파악해 그대로 적용하긴 힘들다. 성공 방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면 VC들이 백전백승해야지 어째서 수십 번, 수년 간의 투자를 하고도 성공하는 회사만을 딱 집어 투자하지 못할까?


그에 반해 실패하는 서비스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 이 특징들을 많이 보유하면 할수록 실패의 확률도 높아진다. 사실 이건 술펀을 창업한 후 겪었던 내 자신의 시행착오이기도 하다.


실패 이유의 핵심적인 3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기능이 많다.

복잡도가 높아지면 무조건 필패한다. 이유에 대해서 분석해 놓은 글은 인터넷에 수도 없이 깔렸으니 꼭 찾아보길 바란다. 이 부분은 본 글의 본질이 아니기에 긴 설명은 생략한다. 또한 많은 기능을 추구하는 건 전적으로 대표의 욕심이지 구직자의 입장에서 분석할 만한 건 별로 없다. 최악은 복잡한 기능을 추구하다가 시장에 내놓기도 전에 개발 단계에서, 혹은 시장에 출시하자 마자 빛의 속도로 서비스를 접게 되는 경우다. 이 기간이 차라리 6개월 내 끝나면 좋은데 기능복잡성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그렇 듯 오랜 시간을 잡아 먹고 죄없는 팀원은 실패한 경력만을 가지고 구직 시장에 내던져지게 된다.


2. 핵심 방향성이 자주 바뀐다.

글의 첫 부분에서 했던 이야기와 일맥상통 하는데 이건 사실 성공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종종 하는 실수다. 잘 안 되면 빨리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 이걸 반복해서 성공한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스타트업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유연하게 자주 바뀔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그래서 피보팅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설의 확실한 검증을 위해서는 핵심 방향성 하나만은 확실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건 사실 기획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공동 창조(Co-creation)가 중요한 마케팅 핵심인 요즘은 일부러 조금 부족한 제품을 내놓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실제 가설 검증했던 요소이기도 하고. '내 의견이 서비스나 제품 개선에 실제로 반영되는 구나'를 느낄 때 고객은 움직인다. 팬덤을 만든다.


사회생활 할 때나 대표였을 때나 완벽주의였던 나는 한때 빠르고 간결한 서비스 대신 흠결없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애쓴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서비스를 출시해도 출시 후에는 반드시 바꿔야 하고 개선해야 하더라. #술을읽다 를 처음 출시했을 때도 그랬다. 그런데 불가피하게 당시의 여러 사건과 여건이 맞물려 반쪽짜리 서비스를 출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이미 1년 반이 넘게 3번씩 기획안을 뒤집어 엎으며 겨우 출시한 서비스가 아닌가? 고객과의 약속, 내부 의견, 이미 진척된 프로세스 때문에 결제 플러그인도 완결되지 못한 상태에서 고객들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아무튼 당시 부족한 서비스에도 고객들이 떠나지 않았던 건 핵심 컨셉과 진정성 같은 부분이지 기능의 다양성이나 완벽함은 절대 아니었다.


스타트업의 초기 제품이 매력적이라면 고객은 기다리고 응원해 준다. 부족함은 오히려 그들에게 또다른 매력이 될 수도 있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서비스가 더 나아지기를 그들은 진심으로 기다려주고 힘을 보태준다. 이를 증명한게 초기의 와디즈, 해외의 인디고고 같은 서비스들이다.  


방향성이 자주 바뀐다는 건 결국 1번의 기능 복잡도와도 연결된다. 방향이 변경되면 필연적으로 기능도 추가되거나 변경된다. 개발자들은 공감하겠지만 아예 코드를 처음쓰는 것 보다 만들어진 코드를 변경하는 게 훨씬 짜증나지 않는가? 내가 만든 코드도 그러한데 남이 만든 코드라면? 그래서 대부분 방향성이 변경되어 핵심 기능이 변경되거나 추가되면 새로 판을 짜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 외의 인력들 역시 멘붕이다.


이러한 사이클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실패의 과정을 체득해 버리면 스타트업 서비스라는 게 원래 이런 줄 안다. 차라리 개떡같은 서비스라도 시장에 내놓고 망하는 게 낫다. 끝없는 기능 추가와 방향성 변경으로 허송세월 하다 보면 이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인력들은 무기력해 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성공은 콕 찝어 말할 수 없지만 실패 요인은 명확하기 때문에 실패한 서비스를 만들었던 사람들은 거대한 프로젝트 보드와 기능명세서, 스토리보드를 갖게 되고 덕지덕지 붙은 순서도와 단어들은 갈 곳을 잃고 헤매게 된다.


좋은 기획안에 대해 내가 가진 판단은 명확하다. 기획안 리뷰를 끝내고 1초 안에 어떤 생각이 밀려드는지 판단해 보면 된다.


아, 어떤 서비스구나, 이런 점이 좋고 어떤 점은 좀 보완되어야 겠네.

라는 생각이 들면 좋은 기획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휘몰아치면 나쁜 기획


음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할지는 좀 더 날카롭게 가져가야겠다

라면 그래도 발전가능성이 있는 기획안


적은 인력들이 초기 멤버를 이루는 모든 스타트업에서는 크고 작은 거의 모든 업무에서 기획을 필요로 한다. 10명짜리 블로그 체험단 하나를 돌리더라도 어떻게 운영하고 실행하겠다, 결과를 예측하여 성과를 도출하는 1페이지짜리 기획이 필요하다. 정해진 방법을 잘 몰라 거창한 PPT없이 이면지에 손으로 슥슥 그리더라도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기획할 수 있어야 한다.


실패한 서비스만 경험한 사람들은 성공 기획을 할 줄 모른다. 그들이 만들었던, 그들이 실행했던, 그들이 본 기획안은 거대하기만 한, 복잡하고 무력한 휴지조각일 뿐이다. 아무리 작은 프로젝트라도 빠르게 실행하고 예상하고 예측치만큼의 성과가 나왔는지 아닌지를 판별하여 개선된 안을 실행하는 과정은 이루 말할 것 없이 너무도 소중하다. 실패한 서비스만 경험한 사람을 뽑아 일을 시켜보라. 분량은 많지만 문맥은 없고, 쓰여진 단어들은 그럴싸하지만 실행가능성은 없으며, 예산은 거대한데 집행했을 때 결과는 터무니없게 짜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100만원 짜리 매출을 내는 제품이 어느 날 갑지가 1000만원이 될 수는 없다. 성공 경험이 있는 사람은 100만원을 150으로 만들고 150을 300으로 만들고 300을 700으로 만드는 기획안을 가져온다.


이건 내가 실제로 겪었던, 내가 채용했던 여러 사람들을 분석해 도출해 낸 결과이기도 하다. 나의 뼈저린 채용수업료다.


3. (확실한 비전과 목표가 없는데)수익구조가 불투명하거나 영업이익이 없다.

당근마켓처럼 사용자를 확실하게 모은 다음, 어떤 방향으로 가겠다는 비전이 명확해야 한다. 쿠팡처럼 물류를 다 잠식한 다음,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내겠다 - 정도로 적자를 내더라도 투명한 수익 구조가 드러나야 한다. 개인적으로 쿠팡같은 모델을 좋아하진 않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기사나 리뷰만 봤을 때 최소한 '규모를 미친듯이 키운 다음 시장을 포식하겠다' 정도는 파악할 수 있지 않은가?


막연하게 수익 구조가 투명하려면 고객이 확실해야 한다.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어떤 상대(사람, 기업, 조직 등 B2C건, B2B건)를 만났을 때, '이 사람이 우리 서비스의 고객이다/아니다, 고객이 될 수 있다/아니다, 이 사람은 과감히 버려야 할 카드(네거티브 페르소나)다'를 스타트업 구성원 그 누구라도 동시에 같은 답을 할 수 있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서비스가 필요할 것 같아서 만들고는 있지만, 만들긴 했지만 실제 사용자/고객을 발굴하지 못해서 저물어간 서비스가 얼마나 많겠는가? 내가 직접 본 것만 수십 건 이고, 면접 보면서 들은 것만 수백 건이다. 그 안에서 비슷한 카테고리(여행 서비스, 의료 서비스 등)로 묶었을 때 전혀 다른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아이템, 흡사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이 중에 살아남는 건 1%에 불과할 거다. 살아남은 1%끼리 차별화를 해서 각자의 서비스를 고도화 하는 것이 다음 성장 단계에서 해야할 일이다.


초기에서 술펀은 컨설팅과 브랜딩, 제품 기획 위주의 에이전시 성격으로 돈을 벌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시장에서 자신있게 팔 수 있는 제품이 없어서다. 2년 정도 제품을 만들며 B2B, B2G 사업을 하고 나니 용역 사업으로 회사를 굴릴 수 있는 구조가 눈에 보였다. 에이전시 성격의 사업을 하면 아무리 어려워도 최소 10% 이상의 순익이 있고 인력을 돌릴 수 있는 인건비가 충당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론 이 돈과 인력으로 자사 서비스를 구조화 하여 수익창출 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이때도 다시 자사 서비스를 만들어 내느라 피나는 수업료를 내고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런데 이 정도 계산도 없이 벤처 생태계에 굴러다니는 투자금을 주워 모아 그럴싸한 공모 사업이나 투자금을 획득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 보였다. 이렇게 일하는 대표나 창업자의 목적이 무엇이든 이러한 조직에서 일하게 되면 자기 커리어는 필패다. 명확한 수익 구조나 제품없이 지원금 헌터들과 일하게 되면 남는 것은 역시 시장에 출시해 보지도 못한 채 지원금을 위해서만 만들어진 쓰레기 뿐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몇번 되풀이 되면 방향성 잃은 서비스와 실패 속에서 방황만 하다 급여는 체불되고 회사는 문 닫고야 마는 상황이 발생해 버린다는 것이다. 혹은 서비스를 접을 테니 다른 일자리를 찾아 보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이력서를 들고 구직시장을 찾는다. 그러나 첫 서비스가 실패해 버렸기 때문에 이 사람은 이미 자괴감에 빠져 있고 자신감이 추락한 상태다. 이때 반드시 자신의 내면과 자신감 부터 회복하고 구직활동 할 것을 권장한다.



to be continued


채용과 서비스의 상관관계는? 

2편 계속 보기

https://brunch.co.kr/@ssoojeenlee/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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