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라는 단어 자체만 들어도 설레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회사원 시절에는 더 그랬다. 금요일 아침부터는 왠지 몸부터 가볍고, 괜스레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주말에 특별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 금요일 아침엔 왠지 기대되는 마음이 차올랐다.
금요일이 예전만큼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기 시작한 것은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일하면서부터이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도 주말에는 대부분 쉬었지만, 시간을 예전보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되면서 주말에 일하는 것이 그리 억울하거나 힘겹게 느껴지지 않았다. 각 요일의 무게가 비슷해졌달까. 요일에 따라 내가 느끼는 감정 무게의 차이가 줄어드니 전체적으로 마음이 편해진 느낌이었다. 그러니 금요일의 특별함이 예전보다는 많이 무뎌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요일이라는 단어가 주는 상쾌함은 여전히 내 몸이 기억한다. 영어 단어 Friday에서 발음 ‘Fri-’에서는 시원한 바람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무언가 신나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괜한 설렘과 기대. 왠지 특별한 날이 될 것 같은 느낌이 여전히 내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날마다 금요일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오늘에 대한 잔잔한 설렘이 차오른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 설렘과 기대하는 마음을 어떻게 하면 매일 가질 수 있을까? 역시 열쇠는 사소한 것들을 얼마나 깊고 진하게 경험할 수 있는지에 달린 것 같다. 오늘 느끼는 해는 어제와는 어떻게 다른지, 오늘 마시는 커피는 또 나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그 순간을 세세하고 깊게 느끼는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기대하는 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다 받아들이겠다고 활짝 열려있는 마음이 더해질 때 일상이, 세상이 달라 보이는 것을 경험했다. 날마다 금요일처럼 살고 싶다. 금요일은 나에게 ‘기대하는 마음’이다. 나는 오늘 어떤 것들을 만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