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화가 김낙필 Jul 01. 2024

실없는 사람

불치병



허튼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실없는 소리

시답지 않은 말

되지도 않는 소리

청개구리 같은 말

금방 탄로 나는 뻥


헛헛하고

외롭고

고독해서 청개구리가 된다

우울해서 하는 객쩍은 소리 건만

실없는 사람으로 낙인찍였다


시답지 않고, 되지도 않는 소리에

맞장구 쳐줄 사람이 나는 필요하다

심각하지 않고

싱거운 사람이 필요하다

각박한 세상에 함께 무니없는 소릴 하며 손뼉 치며 웃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뻥을 달고 살아도

헛헛한 속을 이해해 주고

시린 마음을 달래 줄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같이 객쩍 사람이 되어줄 그런 사람


그런 사람 어디 없나요

나처럼 허튼소리 하는 사람


뜨신 밥 먹고 괜히 실없는 사람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손가락질받으며 혼자 이렇게 노는 수밖에


뻥튀기 장사나 해야겠어요

삼초에 하나씩 튀겨져 나오는 뻥튀기처럼

뻥쳐도 뭐라 하지 않고

달래고 웃어주는 세상은 어디 없나요


나의 롤 모델은 코미디언 구봉서 씨였어요

그러다 보니 뻥도 잘 치고

헛소리도 잘하는 실없는 사람이 됐네요

고치려 해도 고쳐지지 않는 불치병입니다


닿지 않는 세상의 문을 늘 두드려 봅니다

고질병이라 생각하고

그냥 이렇게 살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장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