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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21. 2024

여름 도서관

피서



서고에는 죽을 때까지 읽어도

다 못 읽을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폭염이 대지를 흔든다

밖의 온도는 섭씨 36도

내 체온보다 높음으로 삼투압 현상으로 열기가 내 몸속으로 파고들 것이다

그럼 더위 먹는다는 말이다

오래 노출되면 생명도 위협받는 날씨다


열람실의 온도는 24도

선선한 온도로 책 읽기에는 적절한 환경이다

폭염 속에 사람들은 도서관 서고에 몰려들었다

더위를 피하는 일종의 피서였다


아동 코너에도 아이들이 가득하다

도서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앉을 곳이 없다

이만한 피서지가 또 어디 있을까

도서관이 가성비 좋은 피서지다

책을 보다가 목과 허리가 경직되면  잠시 스트레칭을 한다

해가 기울 때까지 도서관은 만석이다


한 여름 매미가 아우성치는 도서관은 나무 그늘과 다름없다

선선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여유롭게 독서를 즐긴다

한가로운 시간이다


죽을 때까지 읽어도 다 못 읽을 책들을 보면서도 허기가 진다

배부름도 느낀다

먹어도 먹어도 차지 않는 배고픔과 배부름이 공존한다


공간의 고요함은 적요하다


서고에 꽂힌 이 많은 책들을 누가 다 썼을까

이 중에 나의 책은 두 권이다

시집 두 권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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