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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 Feb 16. 2024

10. 당신에게 기도의 골방이 있나요?


매일, 시간을 정해 놓고, 주님과 만나 기도를 드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자녀들이 세명이나 되고, 고양이 포도까지 키우고 있는 상황에 기도의 시간, 기도의 골방을 따로 마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는 매일 기도하는 기본적인 기도제목들이 있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하는 기도, 한국의 교회를 위해 하는 기도,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를 위한 기도, 교회 성도님들을 위한 기도, 주일학교 어린이들, 학생들, 선생님들을 위한 기도, 우리 가정과 가족들을 위한 기도, 선교지를 위한 기도, 친척들과 지인들을 위한 기도 등등...


이 기도들을 매일 하나님께 드리려면

최소 30분에서 1시간의 시간을 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다니며 새벽예배를 다니는 것도 체력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전엔 이른 아침 6시~7시까지 일찍 일어나 기도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고양이 포도가 우리 집에 온 이후로는 기도할 때 포도가 자꾸 쓰다듬어 달라,  놀아달라, 츄르를 달라...

요구사항이 많아 기도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나의 기도의 골방은 저의 차 안이었습니다. 차 안은 독립적인 공간이기도 하고, 아이들과 포도에게서 떨어져 조용하게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차 안에서 기도를 한건 아닙니다. 그 시작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는 당시 차로 1시간 거리의 직장으로 출퇴근을 하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러시아워 시간에라도 걸리면 1시간 30분이 걸리기도 하였습니다.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직장 생활이 힘들기보단, 직장 내 인간관계로 힘들고 지친 날 들이 더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한 부서의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직장엔 모두 세 명의 팀장이 있었는데, 한 명의 팀장이 유난히 권력에 욕심을 부리며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A)는 매우 야망이 큰 사람이었는데, 자신의 팀원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팀원들에게 까지 자신의 말만 듣고 따르도록 가스라이팅을 했습니다. 기관장에게도 항상 자신이 모든 중요한 일을 다 하며, 저와 B팀장은 일을 잘 못하거나 안 하는 것처럼 보고 하곤 하였습니다. 사실 그는 언변이 좋아 누구든 그의 말을 듣다 보면 빠져 들 만큼 말을 잘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면의 모습은 그를 따르지 않는 이에겐 철저한 응징을 하였으며, 괴롭히거나 일을 몰아주어 결국은 퇴사에 이르게 하기도 했습니다.


A는 기관장과 이사진들에게 잘 보여 승승장구했습니다. 그를 아는 외부 이사들은 그를 향하여 엄지를 치켜올려주며 칭찬했습니다. 직장 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았습니다. 착하고 성실한 이들이 승진이나 임금협상에서 배제되었고, 그에게 호의적이고 잘 보였던 이들만이 중요 자리를 꿰차고 유리한 고지에서 임금협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3명~4명 을 데리고 다니며 다른 직원들을 몹시 괴롭혔습니다. 막말을 하고, 인격적으로 무례하게 대했습니다. 그는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며 자신에게 대항하는 이들을 수렁에 빠지게 했습니다.


그는 전형적인 "강약약강" 스타일이었습니다.  강한 자에게는 온갖 방법으로 그들에게 잘 보이려 하며, 약한 자들에겐 '어찌 저리도 무자비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함부로 대하였고, 온갖 힘든 일을 몰아주었습니다. 직원들은 팀장들을 원망하기도 하고, 이런 회사 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저도 팀원들을 보호해야 했기에 기관장님께 사실을 말씀드리기도 하고, 팀원들의 어려움을 대변하기도 했으나 임기제 기관장으로 계신 분이셔서 인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간에 큰 이슈 되는 일만 없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또 직장에서 가장 오래 근무 했던  A의 인맥을 활용하기도 하고, 그에게 의지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면전에서 A와 싸우거나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팀장으로서 할 말도 하고, 직원들을 위해서는 선 넘는 그의 행동에 제동도 걸었어야 하지만, 그는 그럴 때마다 복수에 가까운 언행으로 힘들게 하였고, 기관장님은 오히려 "조용히 넘어가지 왜 일을 크게 만드냐"는 식의 말로 무마하기 바빴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이일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방법 밖엔 답이 없었습니다. 직장에 출근하는 차 안에서, 그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차가 밀리면 밀리는 대로, 도로가 뚫리면 뚫리는 대로 그곳에서 기도하였습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기도하기 때문에 부끄러울 것도 없습니다.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6)


아이가 아버지께 이야기하듯, 조근조근 이야기 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격해져 눈물로 기도 하기도 했습니다.  직원들과 제가 겪고 있는 이 부당함과 어려움, 속상함과 억울함을 모두 아버지 되신 하나님께 내어 놓았습니다. 이 기도는 일 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이 시간들이 참으로 길게 느껴지고 힘이 들었습니다.


공의롭고 정의로우신 하나님께서 이 부당한 사람들에게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시길, 선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인정받고 평안한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해 나갈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그들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 (눅18:7)  




A팀장은 그 후 다음번 기관장님이 오셨을 때에도 그분께 온갖 감언이설로 마음을 샀습니다. 새로 오신 기관장님도 A팀장을 아주 신뢰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다가 감사 기간에 A와 그의 추종자들이 했던 불법적인 일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관장님은 처음엔 말로 타일러 불법적인 일들을 다시는 하지 못하도록 하려 했지만, A는 자신의 약점이 탄로 나고, 코너에 몰렸다고 생각하여 기관장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신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큰 파장을 몰고 왔고, 결국 A팀장은 자신의 추종자들과 함께 불명예스럽게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A는 이후 업계에 소문이 나서 모두가 손절하는 이가 되었습니다.


그가 관련 업종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되자 그는 퇴사 후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오픈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못 가 장사가 잘 안되어 크게 손해를 보고 사업을 접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무얼 하고 지내는지 아는 이가 없을 만큼 조용히 지내는 듯합니다. 그와 함께 다른 이들을 괴롭혔던 이들도 비슷하게 살고 있습니다. 


"나의 왕,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소서 내가 주께 기도하나이다. 주는 죄악을 기뻐하는 신이 아니시니 악이 주와 함께 머물지 못하며 오만한 자들이 주의 목전에 서지 못하리이다."(시 5:2~5)


어떠한 형태로든 기도의 골방은 꼭 필요합니다. 아버지 되신 하나님께서 그 골방에서 부르짖는 자녀의 기도를 결코 모른 채 하시지 않으실 것입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기다림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자녀의 기도를 반드시 들어주시고 응답해 주십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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