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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피그 bonopig Dec 07. 2023

나 홀로 일본 소도시 여행하기-기타큐슈(13)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전  6시 40분쯤, 기타큐슈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 도착했다. 호텔에서 걸어서 10분 안팎이라 무거운 짐을 끌고 오기에는 부담이 없었다. 버스는 오전 7시 15분에 정류장에 도착할 예정이었고, 공항으로 향하는 교통수단이 버스와 택시뿐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서 서둘렀다. 그 결과 예상과 달리 1등으로 도착하게 되었다.





아직 매표소도 문을 열지 않은 이른 아침 시간. 10분 정도가 지난 후, 한국인들이 한 명씩 도착했다. 그런데 1등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옆으로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발아래 가이드라인이 칠해져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만일 버스를 놓친다면 택시를 이용해야 할지도 모르니, 옆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며 아래 라인에 따라 줄을 서도록 부탁했다. 


올해 초 6월에 일본의 소도시인 [시즈오카]를 방문했을 때, 버스에 사람들이 많이 타서 못 탄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트라우마가 있어 그런지 조금 더 예민해진 것도 있었다.





7시 15분 정각에 버스가 도착했는데, 다행히 좌석이 다 차지 않은 채 공항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1등으로 줄을 섰지만, 다른 사람들이 서둘러 버스에 타서 정작 버스에 타는 건 1등이 아니었다. 나도 성급한 편이지만, 같은 한국인이라도 이럴 때는 조금 얄밉게 느껴졌다.





도착한 기타큐슈 공항의 탑승구는 작은 시골 터미널 같이 느낌이었다. 편의점 한 개와 면세점 몇 개 정도가 끝이다. 1시간 정도 전에 공항에 도착해도 충분한 것 같다. 


오랜만에 방문한 기타큐슈에서 새로운 맛집들도 발견하고, 그리웠던 음식들도 먹으면서 힐링했다. 오기 전에는 불안감과 설렘이 있었지만, 시모노세키에서 지냈던 날 동안 책도 많을 읽고 잠도 많이 자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민들과 불안함이 조금은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4박 5일간 누군가 말을 걸어주지 않으면 말없이 지내는 시간이 많았기에, 생각보다 길었던 휴가였다. 혼자 여행은 2박 3일에서 길어도 3박 4일 정도가 딱 적당한 것 같다. 외롭지도 않고 힐링하기에도 딱인 시간. 특히 30대가 넘어가니 한국음식이 너무 그리워졌다. 딱 3일이 지났을 때가 고비. 매운 음식이 많이 없는 일본이었기에 술 먹을 때 그렇게 매운 음식이 먹고 싶었다. 20대 때는 해외에 있을 때 한국 음식을 찾는 것이 촌스럽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또 여행 중 항상 시간에 쫓겨서 책을 읽지 못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읽고 싶었던 책 1권과 다시 읽어도 좋았던 1권 모두 읽었고, 기타큐슈에 관련된 글도 작성하면서 새로운 취미를 찾은 계기가 되었다. 


다른 사람과의 여행도 좋지만, 때로는 나와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하나의 여행의 방법 중의 한 가지라는 것. 코로나 이후 잊고 지냈었는데 다시 깨닫게 돼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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