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큐슈의 로바타야키
올해 초 4월, 친구와 함께 후쿠오카 여행을 가기 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이자카야를 발견했다. 로바타야키(炉端焼き)라는 곳으로, 손님이 보는 앞에서, 생선, 고기, 채소 등을 이로리(일본의 전통적인 화로) 풍으로 구워 주는 화로구이 전문점이었다.
올해 초 방문했던 후쿠오카에 있는 로바타는 가격이 비싸고 예약을 하기도 어려워 몇 번 방문한 후에는 다시 가고 싶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기타큐슈 여행의 마지막 날 우동을 먹고 나오는 길에서 이로리 풍으로 화로구이를 굽는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동과 후토마키를 먹었기 때문에 99% 배가 차있었지만, 분위기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움직이게 되었다.
로바타 문을 열고 난 직후에 바로 "히토리 데스, 아소코니 스왓데모 이이데스카" 혼자라고 말한 뒤, 화로구이를 굽는 바로 앞 좌석에 앉아도 되냐고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다행히 한 자리가 남아있어서 직원은 흔쾌히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분위기에 이끌려 검색이나 가격도 확인하지 못한 채 들어온 이 가게는 [뉴로바타 카타나쇼쿠도 ニューロバタカタナ食堂]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호텔로 돌아와 구글에 검색해 보니 평점 4.5점이 이상인 인기 있는 가게였다.
1층의 계단 옆에 작게 자리해 있는 화로는 후쿠오카에서 보던 화로의절반 정도 크기였지만, 주방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붉게 빛나는 얼굴로 열심히 굽고 있었다.
맨 끝 자리에 앉아 있던 나는 흥미로워하며 영상과 사진을 계속 찍자, 주방장도 나에게 흥미가 생겼는지 여러 가지 질문을 건넸다. "사진을 많이 찍으시네요? 여행 오셨나요?"라고 물어 왔고, 혼자 왔고 일본에는 열 번 정도 방문했어요.라고 답하자 주방장이 놀란 표정으로 "열 번이나 왔다고요? 열 번이나 왔데!" 라며 옆에 있던 여자 직원에게 말을 전했다. 그리곤 스몰토크 형식으로 얘기를 몇 번 주고받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생맥주를 구두로 먼저 주문했었지만, 안주는 QR코드로 주문해야만 했다. 인터넷이 느려 애먹고 있자 주방장이 직접 주문을 넣어주었다. 메뉴 가격은 후쿠오카 로바타 가게에서 먹은 금액보다 절반 정도로 저렴했다. 맛도 후쿠오카에서 먹은 음식보다 훨씬 맛있어서 주방장에게 맛있다고 칭찬을 건네었더니 매우 기뻐했다. 또, 후쿠오카 보다 가격도 저렴하다고 언급했더니 후쿠오카는 대도시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다고 주방장이 설명해 주었다.
운이 좋게도 해피아워 시간이라 맥주를 저렴하게 마실 수 있었는데, 30분이 지난 후 해피아워가 마감 시간에 가까워 지자, 여자 직원이 다가와 해피아워 시간이 끝날시간인데 한잔 더 주문이 가능하다며 친절하게 물어봐주어 저렴한 가격에 한잔 더 주문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맥주로 배를 채우니 더는 안주를 먹을 수 없어서 자리에서 빠르게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내일 오전 일찍 기타큐슈 공항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뒤늦게 발견한 가게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자리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아쉬운 마음에 술집을 나섰는데 문 앞까지 여성 직원이 안내를 해주었다. 작고 마른 보이시한 스타일의 여성이었고 웃는 모습이 예쁜 직원이었다. 스타일이 좋다고 칭찬을 하자, 한국말로 "다음에 또 만나요"라고 대답해 주어 웃으면서 인사를 하며 나섰다.
전체적으로 친절하고 밝은 직원들이 가득해서 화로 열기와 함께 기분 좋게 취한 채로 호텔로 돌아갈 수 있었다. 호텔 때문에 기분이 조금 상했던 마음이었지만 분위기 좋은 가게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음에 기타큐슈에 가게 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나만 알고 싶은 이자카야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