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당근에 자주 접속했더니 저녁이 되면 어느새 모임을 둘러보며 키득거리고 있다. 저녁 일과를 마치고 톡방에 들어갔는데 사진이 한 장 올라와 있었다. 파격적인 삭발을 한 혁이님 앞에서 바닐라님이 기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ㅋㅋㅋ
니들 뭐 하냐?
스님 나타나셨네.
신입 동기들인데 한 마디 쓰고 싶었다. 화제가 바뀌기 전에 써야 하는데. 무슨 말을 할까.
세 분 유머코드가 비슷하네요 ㅎㅎ
뒤이어 봄날님과 바닐라님의 챗이 이어졌다.
vip 바다누나 바밤바 ㄱㄱㄱ
신신으라
그기 중하나
금욜 밤에 술 한 잔 했는지 짖꿎은 챗을 날리는데 한 마디씩 답하다 보니 은지도 어느새 신이 나서 톡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 연말에 함 가자. ㅎㅎ 농담이구나.
선약이 있어서~~잼있게 놀다 귀가하세요.
약속은 지켜야지 ㅎㅎ 오빠 조만간 봐영
불타는 주말을 보낸 뒤 출근해서 바쁘게 오전시간을 보냈더니 오후에는 좀처럼 집중하기 어려웠다. 차 한 잔을 마시다가 문득 다음 주 월요일이 휴무라는 것이 떠올랐다. 은지는 봄날에게 톡을 보냈다.
담주 월욜에 울산 가면 얼굴 볼 수 있어?
울산은 왜요?
쉬는 날이라 바다 바람 쐬면서 석양 감상 좀 하려구.
데이트 해 주고 싶은데 여건이 안 돼요. 날을 잡아야 합니다.
그렇구나. 월욜에 뭐 할지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
애인 없어요ㅎ
애인 없다고?
저는 일이 애인이에요.
난 애인보다 남사친 있음 좋겠다. 봄날 너 하트 많네. 여기저기 막 주는 건 아니지? ㅋ
누나만 특별히 주는 거예요. 좋은 하루 보내요. 보고 싶음 언제든 여기로 톡 해요.
바다 보려고 했는데 전번을 받았네.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