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참으로 아름답다.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알지 못하는 존재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물에서 살고
물에서 생명을 얻으며
물을 수호하며
물의 힘을 이용하며
우리를 수없이 도와주고
우리와 수없이 싸워온 그 존재
수룡!
때로는 작은 모습으로
때로는 거대한 모습으로
때로는 귀여운 모습으로
때로는 용맹한 모습으로
경외와 동경의 대상이 되어온 수룡!
지금 수룡은 어디에 있을까?
잠들기 전 아이들의 상상에 나왔던 수룡이
화가의 그림에 나왔던 수룡이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
아! 그렇구나!
우리가 수룡을 잡았구나!
물을 낭비하고
물을 오염시키며
물을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물의 숭배를 저버린 우리가
수룡을 잡았구나!
우리의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우리와 끝없이 싸워온 수룡을
결국 우리가 이렇게 잡았구나!
우리의 숙명의 적이자
우리의 동경의 대상이
이렇게 되다니!
이것이 어째 통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아아... 수룡이여...
아아... 수룡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