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한 웨어울프
며칠 후 긴 바지와 긴팔 옷을 입은 할머니는 아들과 며느리와 손녀가 사는 집에 가기 위하여 집을 나섰다. 그런데 할머니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푸른 눈의 웨어울프가 인간의 모습을 한 채 몰래 할머니를 뒤쫓고 있었다. 할머니는 자신이 미행당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른 채 계속 길을 가고 있었다. 푸른 눈의 웨어울프는 할머니를 미행하며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이윽고 밤이 되자 할머니는 잠시 쉬었다 가기 위하여 앉았다. 할머니가 자리에 앉자 웨어울프는 기다렸다는 듯이 늑대의 모습으로 변신해서 할머니를 공격했다.
“으아악!”
기습공격을 당한 할머니는 황급히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었던 총을 꺼내서 웨어울프에게 쏘았다.
“탕! 탕!”
“크아악!”
할머니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집을 나올 때 웨어울프의 약점인 은으로 만들어진 탄환을 장착한 총을 가지고 나왔다. 게다가 할머니는 젊은 시절에 수많은 전쟁터를 누비던 우수한 군인이었기 때문에 무술과 사격술이 뛰어났다. 웨어울프는 급소는 피했지만 팔과 다리에 맞아서 웨어울프는 고통스러워했다.
“크아앙!”
하지만 웨어울프는 멈추지 않고 죽을힘을 다해 자기 발톱으로 할머니의 손을 가격했고 할머니는 그만 총을 놓치고 말았다.
“안 돼!”
할머니가 총을 놓치자 웨어울프는 다시 할머니에게 달려들어 할머니의 머리를 발톱으로 가격했고 할머니는 튕기며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으으...”
웨어울프는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할머니의 숨통을 확실히 끊어놓기 위해 다시 달려들었다. 그때 자기 죽음을 예견한 할머니는 옷 속에 숨겨두고 있던 은을 이용해 만든 은 폭탄의 안전핀을 뽑았다. 할머니를 덮친 웨어울프는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다 할머니의 손에 있는 폭탄을 보고 그 폭탄을 할머니의 손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할머니의 손을 할퀴었다. 결국 할머니의 손에서 폭탄은 떨어졌으나 그 순간 폭탄이 폭발하였고 그 폭발에 휘말려 할머니는 즉사했고 웨어울프는 죽지는 않았지만 큰 부상을 입었다.
“크허헉!”
큰 부상을 입은 웨어울프는 피를 흘리며 할머니의 시체로 다가갔다. 웨어울프의 목적은 할머니를 죽이고 할머니의 가죽을 뒤집어써서 할머니 행세를 하면서 살아가다 때를 보아 인간들의 영토에서 벗어날 목적이었다. 그러나 할머니의 시체가 폭발에 휘말리는 바람에 크게 손상되어서 할머니의 모습으로 완벽히 위장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으으윽... 기껏 힘들게 사냥했더니 결과가 좋지 않군...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웨어울프는 할머니의 가죽을 벗겨 자신이 뒤집어쓰고 할머니의 시체를 저녁 식사로 먹어치운 뒤 할머니의 뼈를 땅에 묻고 주변의 핏자국도 흙으로 묻어서 증거를 인멸하고 할머니의 물건들을 챙겨 할머니가 살던 집으로 갔다. 그러나 웨어울프의 치명적인 약점인 은으로 만든 폭탄에 의해 입은 부상이 너무 컸기 때문에 웨어울프는 집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할머니의 집에서 끙끙대며 찾아낸 의료기구로 응급조치법을 하여 부상을 대충 치료하고 침대에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다. 웨어울프의 신체는 강건하며 부상을 입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치유가 되니 웨어울프는 할머니의 집에서 며칠 버티면서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웨어울프는 할머니의 집에 있는 식량을 먹고 의료기구로 자기 상처를 스스로 치료했다. 그러나 웨어울프는 언제 인간이 찾아올지 몰라서 너무 무섭고 불안했다.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이 공격한다면 버티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웨어울프는 몸이 회복되는 즉시 집을 나가기로 기약하고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