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브리얼 제빈
페미니즘 정치 소설. 유대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혼혈인 저자가 갖는 독특한 정체성은 저자가 문학을 하는 데 얼마나의 지분을 갖고 있을까.
모계 3대의 서사 구조가 돋보임.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소비되고 희생되는 여성을 그린 소설. 뚱뚱한 여성, 성적으로 소모되는 여성, 그렇지만 사유하고 이겨내고 다른 여성을 돕는 여성의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여성주의적 사유를 넓혀갈 때 항상 내 사유가 전복적이고 창의적으로 움튼다는 사실도 책을 보며 새삼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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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수치스러워하기를 거부했어."
"인간은 어머니가 낳은 그날 영구히 태어나는 게 아니다. 생은 인간 스스로 자꾸 거듭 태어나게 만든다."
다만 게임에서는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른 결말을 알고 싶다면 뒤로 다시 돌아가서 다른 것을 선택하면 된다. 당신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 삶은 가차없이 앞으로만 흘러간다. 다음 쪽으로 넘어가든가 그만 읽든가 둘 중 하나다. 읽기를 그만두면 이야기는 끝난다. 이야기가 나쁜 결말에 도달하고도 남을만큼 형편없는 선택을 이미 잔뜩 해버렸다. 그것을 만회하는 유일한 방법은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것인데 해당사항이 없다. 몇번쯤 나쁜 선택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엄청나게 지루하다는 점이다. 항상 착하게 살고 언제나 올바른 선택만 하면 이야기가 무척 짧아진다.
그 커다란 가슴이 남자들에게는 당신이 섹시하고 만만하며 좀 맹하다는 신호가 된다. 당신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고 있고, 스캔들 이후 쏟아진 기사들을 통해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는지 정확하게 알게 됐다.
'온라인 존재감'이라는 건 '어떤 사람에 관한 인터넷상의 온갖 진실과 거짓'이야.
갖지 못한 것들은 상상으로만 존재하고 상상 속에선 모든 게 완벽하니까.
한쪽 성만 잇는 꽃을 피우는 식물도 있고 양성 다 있는 꽃을 피우는 식물도 있어요. 많은 꽃들이 양성이고 자웅동체에요.
단단하다는 건 지적이고 사려깊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