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슬픈 가슴이 일만 개의 별로 찢기어
새까만 별밤을 담은 듯 오징어배들이 뜬 탑동바다를 보면
어쩌면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간들을 앞두고 있다는
확신이 들고 용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히 꿈꾸고
갈망하지만, 바닷물도 공기도 아무것도 뚫어볼 수 없을 만큼
컴컴한 정적은 나를 마주 보며 침묵할 뿐
혹시 눈이 아픈 건가 싶어 눈을 끔뻑이면
반짝이는 고깃배의 바다와 만 개의 별들이 내려앉은 하늘은
나의 두 눈은 멀쩡하다고 조롱과 위로를 한 손에 같이 담아 쥐여주리라
세상이건 나의 눈이건 지인들의 건강이건 온전하며 평화롭고
오징어배들도 부드러운 밤물결을 헤치며 순항하고 있다
다만 여린 가슴만 만 개의 슬픈 별로 찢기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