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라는 자산을 관리하는 법

이직 준비는 투자처럼, 이력서는 자산관리처럼

by 달하

지난 주말에 나의 전 동료이자 지금은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여 새로운 커리어를 밟고 있는 분을 만났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퇴사로 한동안 힘들어했는데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어선 그분의 모습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40대 넘어서서 이직을 하려 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깊은 공감을 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커리어를 관리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어요.

(저 역시 그 경험을 했기에 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요.)

그래서 평소 제가 생각하고 있는 커리어 관리 방법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오늘은 그 내용을 써보고자 합니다.


이직은 언제,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직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퇴사 이후 이직을 준비하려 하면 막막함이 먼저 찾아옵니다. 이력서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방치한 지 오래고, 각종 구직 플랫폼에 나와 있는 채용 공고를 들여다봐도 지금 당장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죠.

그래서 이직은 퇴사 후에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다니는 동안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금 더 나아가 새 직장에 들어간 순간부터, 다시 다음 이직을 위한 준비가 곧바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직장 생활과 이직 준비는 별개의 과정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과정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이직 준비의 핵심: 이력서 관리


이직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이력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력서를 '필요할 때 작성하는 문서' 정도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력서는 매월 혹은 매분기마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 살아 있는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회사 업무가 분기별, 반기별로 성과를 정리하는 주기를 가지고 있다면, 그 주기에 맞춰 나의 이력서도 함께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성과 지표나 프로젝트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마련이고, 수치화된 성과는 나중에 기억이 잘 나지 않아 흐릿하게 기록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평소에 꾸준히 적어두면 내가 어떤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명확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몰아서 이력서를 작성하려고 하면, 몇 년간의 경험을 압축해 정리해야 하기에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반면, 평소 꾸준히 나의 일을 정리하고 요약해 두면 자연스럽게 나의 강점이 드러나고, 내가 어떤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어떤 포지션에 잘 맞는지를 스스로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업을 꾸준히 한다면

"저는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커리어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라는 질문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이직은 곧 자기 점검의 과정


이직 준비는 단순히 회사 바깥을 바라보는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점검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력서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다 보면 내가 어떤 일을 잘하는지, 어떤 일을 즐거워하는지, 또 어떤 일에는 소모가 많은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회사를 찾는 데서 끝나지 않고,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도 나의 커리어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회사가 요구하는 방향과 내가 쌓아가고 싶은 경력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만약 차이가 크다면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도 자연스럽게 보이게 됩니다.


커리어를 개발하고 관리하기 위한 움직임: 이력서 오픈과 면접


이직 준비를 실질적으로 다지는 방법 중 하나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이력서를 시장에 내어두고 가볍게 면접을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꼭 이직을 당장 하려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나의 현재 가치가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장 가치 확인
현재 나의 연차와 경험, 보유한 스킬 셋이 시장에서 어떤 수준으로 평가받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강점이 실제로 기업들이 원하는 역량과 맞아떨어지는지도 점검할 수 있습니다.


2. 트렌드 파악
최근 채용 시장에서 어떤 역량을 중요하게 보는지, 어떤 직무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지를 면접 과정에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뉴스 기사나 리포트가 아닌, 실제 기업의 요구를 통해 시장 트렌드를 배우게 됩니다.


3. 면접 감각 유지
면접은 한 번에 잘하기 어렵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고, 나를 어필하는 방법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실제 면접 경험은 이런 감각을 잃지 않고 유지하게 해 주며, 나중에 진짜 이직을 결심했을 때 훨씬 여유롭게 대응할 수 있게 만듭니다.


※ 주의 사항 ※

그렇다고 계획 없이 아무렇게나 이력서를 넣고 무분별하게 면접을 보러 다니라는 말은 아닙니다.

직장인에게 있어서 이직이라는 것은 굉장히 무거운 주제이고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기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현 직장에서 신뢰를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 나의 목표를 정밀하게 만들어나간다는 계획하에 준비해야 합니다.


이직 준비는 ‘지금' '여기'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직을 '퇴사 이후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직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안에서부터 이미 시작됩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곧 이력서의 한 줄이 되고 오늘의 작은 성과가 내일의 큰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직 준비는 새로운 회사를 찾는 일이 아니라 현재 내가 있는 자리에서 성실히 성과를 내고 그것을 정리해 두는 습관에서 출발합니다. 현재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더 좋은 기회를 찾겠다는 건 결국 자기모순일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 이번 달에, 올해에 내가 만들어 내는 성과가 곧 미래의 발판이 되며 내일의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직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시점은 바로 지금입니다.

퇴사를 결심한 뒤가 아니라 다니고 있는 동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이벤트가 아니라

오늘의 선택과 기록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지는 결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매일 작은 성과를 남기고 경험을 정리하며 나의 가치를 꾸준히 관리하는 태도가

결국 새로운 기회를 불러옵니다.

지금의 노력이 미래의 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직은 단순히 회사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커리어를 스스로 관리하고 설계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이직 준비는 특정한 시점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 생활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이어져야 합니다.


내가 맡은 업무를 책임감 있게 해 나가는 태도와 이로서 쌓이는 성과로 꾸준하게 관리하는 이력서를 통해 언제든 자신 있게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두세요.


결국 이직은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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