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카페의 직원은 어디서든 잘하고 있겠지
올 초 1월, 퇴사를 앞두고
매일 아침 출근길에 들르던 작은 카페에서 특별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매일 아침 비슷한 시간에 같은 메뉴를 주문하며 눈인사를 나누던 카페 직원들은
어느 순간 저의 취향과 습관을 알아차리더니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커피에 스토퍼를 끼워주고,
커피 뚜껑에 종종 짧은 메시지를 적어 건네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해 ‘일을 잘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짧게 글을 남긴 적도 있어요.
일의 크기보다 태도의 크기
당시에는 단순히 “세심한 배려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다"라는 생각에 머물렀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그 생각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하면서 여러 프로젝트와 사람들과 부딪히는 과정 속에서
‘일을 잘한다’는 게 무엇인지 더 많이 곱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흔히 “중요한 일을 맡아야 실력을 발휘한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사소한 디테일에서 진짜 실력이 드러납니다.
카페 직원이 저의 얼굴을 기억하고 저의 작은 불편을 미리 해소해 준 것처럼
회사에서도 동료가 겪을 수 있는 불편을 먼저 감지하고 움직이는 사람이
결국 “일을 잘한다"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런 태도는 단순히 성실함을 넘어선다고 볼 수 있는데요.
진심으로 일에 몰입하는 사람만이 ‘아직 문제는 아니지만 곧 문제가 될 것’을 미리 발견할 수 있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다른 이들의 판단과 순간에도 더 나은 방안을 고민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일이 쌓이고 커리어가 단단해지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객을 대하는 태도의 힘
당시 카페 직원을 통해 깨달았던 경험을 그 뒤로 회사 일에 자주 대입해 왔습니다.
내부 고객이든 외부 고객이든 저와 함께 일하는 이들이 겪는 불편을 풀어주고자 노력하고
예상하지 못한 가치를 얹어줄 때 진짜 만족이 생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걸 제공하라”는 말은 이제 너무 뻔합니다.
중요한 건 고객조차 아직 말하지 않은 필요를 읽어내는 것입니다.
작은 카페 직원이 그랬듯이요.
그 세심함이 반복되면 고객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이 회사와 함께 하는 경험’을 비로소 신뢰하게 됩니다.
성과는 거창함이 아니라 섬세함에서 나온다
여전히 많은 회사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나 “차별화된 전략”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성과를 만드는 건,
지금 당장 고객이 겪는 불편을 얼마나 빨리 해소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 조직을 경험하며 공통적으로 경험한 것은
뛰어난 전략보다도 작은 디테일을 꾸준히 챙기는 팀이 더 큰 신뢰를 쌓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섬세함이 브랜드의 힘이 되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문화는 '작은 잘함'이 모여 만들어진다
회사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그 모임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건 ‘작은 잘함’이 얼마나 공유되느냐입니다.
누군가의 섬세함이 “그건 네 성격이니까 가능하지”라는 말로 치부된다면 문화는 자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우리 팀의 기준이다”라는 메시지가 퍼지면
그때부터 조직은 달라집니다.
(늘 그렇듯 리더의 역할로 귀결되는 말이기는 하지만..)
결국 리더의 역할은 단순히 큰 방향을 제시하는 데서만 끝나면 안 되고
팀원 개개인이 자신의 일을 “의미 있고 중요하다"라고 느끼게 만들고
세심함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드는 것까지 미쳐야 합니다.
그게 조직을 움직이는 진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생각난 그 카페, 그 직원
올봄에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고
여전히 똑같은 커피를 마시지만
아직 매일 아침에 들릴 카페를 찾지 못하고 정착을 못하고 있다 보니
오늘 아침에는 그 카페의 그 직원이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여전히 그 직원은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자신만의 섬세함을 보이며 일을 잘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은 다른 직을 찾아 일을 바꿨더라도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이든 잘하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일을 잘한다는 건 결국 화려한 스펙이나 거대한 성과로만 증명되는 게 아닙니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순간 속에서,
누군가의 불편을 먼저 헤아리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고,
진심을 다하는 태도가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