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들게 했던 상사에게

지나간 그들을 반면교사로 삼으며

by 달하

직장 생활에서 가장 버거운 순간을 꼽으라면,

언제나 ‘사람’이라는 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일이 많아 힘든 것도 성과 압박이 큰 것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생긴 감정의 흔적은 오래도록 남아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힘들고 버거웠던 시간의 중심에는 늘 상사가 있었습니다.



출처: 보스 베이비



직장에서의 나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나의 내일이 어떻게 열릴지를 결정하는 사람.

직장 상사.


상사는 아래 직원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장 큰 고통이 되기도 합니다.


솔직히 지금도 가끔씩 '나를 힘들게 했던 상사’의 얼굴이 불현듯 떠오르곤 합니다.


나의 의도를 끝내 오해하던 분,

작은 실수 하나를 크게 부풀려 야단치고 무안을 주던 분,

인정받고 싶어 내민 보고서를 무심히 던져두던 분,

일이 너무 많아 허덕이고 다른 팀에 쪼이는데도 모른척하던 분,

본인의 과오를 나에게 탓을 돌리던 분...

(하.... 다시 생각하니 화가 오르는데.... 참아야겠죠..)


그 순간마다 저는 스스로가 보잘것없게 느껴지기도 했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과연 내가 이곳에서 버틸 수 있을까 두려워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시집살이는 내 대에서 끊어야지라는 생각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니

이상하게도 그분들이 저의 인생에 결코 나쁜 흔적만을 남겼다는 생각보다는

나쁜 흔적과 함께 긍정적인 흔적도 남겼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억울하고 속상한 감정은 분명 컸지만,

그 시간을 지나면서

저는 ‘사람을 대하는 법’에 대해 조금씩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이 상처가 되는지 알게 되었고,

어떤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무너뜨릴 수 있는지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것들이 결국 오늘의 나를 만들고

제가 지향하는 리더십의 방향으로 가게끔 리드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시집살이를 겪었지만 결코 다른 이에게 똑같이 시집살이를 겪게 하진 않겠다..

이런 생각을 자주 하기도 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상사도 한 사람의 직장인일 뿐입니다.

윗사람이라 완벽해야 할 것 같았지만,

그들도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고,

성과 압박 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어쩌면 그때의 저보다 더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사실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면서,

예전처럼 상처만을 바라보지 않게 되었고요.

(그리고 제가 그 위치에 있어보니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해서 이해심이 생긴 것일 수도 있어요. 역지사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그때 상처받았던 감정들이 떠오르면 괴롭거든요.


다만 이제는 그 시간을 ‘내가 견디며 배운 과정’으로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큽니다.


내가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이유,

내가 더 따뜻해지고 싶다고 다짐한 이유.


나를 힘들게 했던 상사가

결국 내 삶을 조금은 더 깊게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지금, 힘들게 하는 상사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상사의 말과 태도가 당신의 존재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요.


그들은 그저 당신이 지나가는 길 위에서 만난 하나의 풍경일 뿐이라고.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분명 당신은 더 단단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이 말은 여전히 상사를 모시고 일하는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오늘은 너무 크게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힘들게 하는 상사 때문에 주저앉는 대신,

그 경험을 나를 성장시키는 재료로 삼을 수 있기를요.


언젠가 당신이 누군가의 상사가 되었을 때,

같은 상처를 반복하며 주지 않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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