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선을 긋지 마오, 넘지 마오.
혼자서 세상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밥을 사 먹을 필요도, 돈 주고 옷을 사 입을 일도 없을 것입니다. 내가 직접 농사를 지어먹을 것을 마련하고, 옷도 스스로 면을 짜서 만들어 입으면 되니까요. 집도 내가 지어 살고, 탈것도 직접 만들어 다니면 됩니다.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인간은 혼자서 이 모든 것들을 다 해낼 수 없다는 걸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집단을 이루고 사회를 구성해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다른 이들과 섞여 서로 필요한 것들을 교환하고, 때로는 나의 것을 제공하고 거기에 합당한 가치를 돌려받기도 합니다. 지식과 노동과 지혜를 주고받으며 더 가치 있는 것들을 만들어내고, 그것들을 다시 공유하면서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나갑니다.
회사 생활도 다르지 않습니다.
한 조직 안에서 우리는 각자 맡은 직무와 역할이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걸 다 해낼 수 없으니 다른 이의 도움과 다른 부서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업무가 명확히 나뉘어 있다고 해도 때로는 본연의 일이 아니더라도 기꺼이 손을 내밀어 함께 고민하고 함께 헤쳐 나가야 할 순간이 생깁니다.
특히 공동의 목표가 새롭게 세워지고, 조직 안팎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때는 내 업무의 선을 긋고 일하기가 애매하고 어렵습니다. 변화가 닥치는 순간에 혼자 벽을 치고 독야청청하리라 하는 태도는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두가 더 힘들어질 뿐이지요
이럴 때일수록 ‘네 일 내 일’을 따지지 않고 솔선수범하여 나서는 사람들이 돋보이게 됩니다. 그런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직 안에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다른 이의 일을 돕는다는 마음이 아무리 고맙고 든든하다 해도,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독불장군식’ 행동은 도움이 아니라 간섭이 될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도움은 필요하지만 그 선을 넘어서면 오히려 갈등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균형입니다.
선을 긋지도 말고 그렇다고 함부로 선을 넘지도 말라는 것이지요.
조금 더 풀어보자면,
다른 이나 다른 부서가 요청한 일을 무작정 모르겠다며 거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요청받지도 않은 일을 내가 먼저 나서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며 간섭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즉, 요청에는 열린 마음으로 응답하고 요청이 없는 일에는 함부로 개입하지 않는 것,
이것이 회사 생활의 아주 기본적인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많은 조직의 크고 작은 갈등은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어떤 이는 “이건 내 일이 아니다”라며 벽을 치고, 어떤 이는 “내가 나서야 한다”라며 오히려 과도하게 선을 넘습니다. 결국 둘 다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이죠
.
최근 회사에서 이런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자꾸만 선을 긋고 벽을 치는 직원과 그에 맞서 또다시 선을 긋고 벽을 치는 직원이 있었습니다. 두 직원을 어르고 달래다 못해 결국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다른 부서에서 저희 부서의 일에 과도하게 간섭을 하여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여 관련된 직원들을 두고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선을 긋고 넘는 거에 대한 생각이 명료해졌습니다.
조직 안에서 우리는 함께 목표를 이루는 동료입니다.
내가 조금 더 마음을 열어 타인을 받아들이고, 타인 또한 나의 경계를 존중해 준다면 일은 훨씬 수월하게 풀립니다.
‘선은 긋는 것도 넘는 것도 아니다.’
이 말은 단순히 경계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입니다.
필요할 때는 기꺼이 돕고, 필요치 않을 때는 존중하며 물러나는 것.
이 간단한 원칙을 지킬 수 있다면 조직 안에서의 협업은 훨씬 부드럽게 이루어지고, 개인 또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덜 수 있습니다.
회사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함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그 안에서 나 혼자만의 성벽을 세우지도 말고 그렇다고 남의 공간을 함부로 침범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 균형 안에서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결국 더 큰 성과와 보람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선을 긋지도 말고, 선을 넘지도 말자
(크게 출력이라도 해서 회사 곳곳에 붙여 놔야 할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