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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Aug 02. 2024

갈릭 브리 치즈 구이

치즈의 왕 브리

치즈를 먹을수록 그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역시나 먹는 것은 두 손에 꼽힐 정도다. 그럼에도 가장 좋아하는 치즈를 고르라면 하나를 고르기는 어려운데 역시나 이런저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겠지. 그렇다면 와인 안주로 딱 하나를 고른다면 브리, 역시 브리 치즈다.


브리는 일 드 프랑스(Ill de France)에 위치한 브리 (brie) 지역에서 멸균하지 않는 소젖 생유로 만드는 치즈로 지역 이름을 따 브라라고 부른다. 언제부터 먹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샤를마뉴 대제가 즐겨 먹었다는 기록으로 봐서 8세기 후반 이전부터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브리의 역사를 보면 재미가 있는데 샤를마뉴 대제가 774년경 원정 중 브리 지역에 들러 인근 모(Meaux) 마을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지역의 전통 치즈인 브리를 대접하였다고 한다. 그 맛에 반한 대제는 매해 대량을 궁으로 보낼 것을 명했다고 한다. 500년 정도가 지난 후 1217년 프랑스의 왕 필립 오귀스트도 모(Meaux) 마을에서 생산된 브리의 맛에 감탄해 궁의 신하들에게 새해 선물로 이 치즈를 보냈다고 한다. 이후에도 브리는 샤를 8세와 앙리 4세를 포함한 프랑스 왕실에서 즐겨 먹던 치즈로 ‘왕들의 치즈’로 불리게 된다.

프랑스혁명 당시 루이 16세(1754~1793)의 마지막 바람 또한 브리 치즈와 레드 와인을 맛보는 것이었다고 한다. 성난 군중을 피해 피난을 가던 중 브리 치즈가 생산되는 모(Meaux) 인근의 바렌느에서 치즈를 먹기 위해 지체하다 잡힌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고 하니 구구절절 사연이 많은 치즈다.


브리는 또 유럽 고위 관료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공식적으로 ‘치즈의 왕’(Le Roi de Fromages) 자리에 올랐는데, 나폴레옹 전쟁 후 유럽 국가의 대표들이 모인 빈 회의 중 열린 연회에서 친선 목적의 치즈 경선에서, 각 대표들이 가져온 자국의 최고의 치즈 중 브리가 일등으로 꼽히게 되었다. 영국의 스틸튼, 이탈리아의 고르곤졸라, 네덜란드는 에담 치즈 등이 소개됐는데 브리 드 모(Brie de Meaux)를 나이프로 가르자 드러난 진하고 부드러운 속살에 빈 의회는 아무런 반론 없이 브리를 ‘치즈의 왕’으로 선언했다고 한다. 이는 브리가 프랑스 국경을 넘어 국제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역사가 오래된 식 재료인 만큼 많은 스토리가 있지만 이렇게 몇 백 년을 거쳐 왕들에게 사랑을 받고 유럽 대표들의 친목 경선에서조차 최고로 꼽히게 되니 과연 치즈의 왕이라 할 수밖에 없겠다. 브리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외피는 씹을수록 고소하고 안쪽은 크리미 한 치즈 질감을 느낄 수 있으며 향이 그리 세지 않아 호불호가 적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치즈 본연의 맛을 잘 나타내며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치즈의 왕 브리. 까망베르 치즈와 비슷한데 생산 지역이 노르망디(Normandie)에 위치한 카망베르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과 브리쪽이 조금 더 향과 맛이 은은한 것을 제외하면 꽤나 흡사해서 전문가가 아니면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브리는 너무 차게 먹으면 향을 느끼기 힘들어 실온에서 먹는 것이 맛있고 구워 먹어도 매우 맛있다. 평소에는 와인 안주로 그냥도 잘 먹지만 조금만 열을 가해도 훌륭한 안주가 되기에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한다. 견과류와 과일과 잘 어울려 견과류와 함께 구운 후 위에 꿀을 뿌려 먹는 것을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색다른 조리법에 빠졌다. 바로 마늘, 한국인이라며 싫어할 수 없는 마늘과 함께 먹는 조리법이다.


갈릭 브리치즈 구이.

준비물 : 브리치즈, 다진 마늘 1큰술, 버터 10g

1.  브리치즈는 격자무늬로 여러 번 칼집을 낸다.

2. 버터는 녹여 다진 마늘과 섞는다.

3. 브리치즈 위에 2번을 넣고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구우면 된다. 타임이나 로즈마리 같은 허브가 있으면 같이 넣어주면 향이 좋다.

4. 구운 브리치즈는 꿀, 견과류, 크래커, 빵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


간단하지만 먹으면 루이 16세가 왜 도망치다가도 브리를 찾았는지 알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도 만드는 과정이 올라갔어요.

https://www.instagram.com/reel/C3XUciOBWqo/?igsh=MW9pZzRleWhtemRiZw==



내용 참고 : 네이버 세계 음식명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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