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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Sep 13. 2024

문어를 넣은 감바스 알 아히요

나의 서양식 김치찌개



 가장 많이 친숙한 안주를 꼽자면 나에게는 감바스가 일등일 것 같다. 자주 해 먹는 것도 해 먹는 것이지만 빈도수보다도 만족감이라고 해야 할까. 술을 마시고 싶은데 뭔가 포만감이 있는 맛있는 음식과 먹고 싶을 때마다 찾는 안주이다. 감바스 알 아히요는 새우 (gambas)와 마늘 (ajillo)를 합친 스페인 요리다. 내가 처음 감바스를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 백종원 대표님 덕분이었는데 해주신 감바스를 먹어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직 한국에서 유행하기 전이라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새우의 짭짤한 감칠맛에 고소한 마늘, 올리브 오일에 매콤한 페퍼론치노의 맛까지 모두 취향에 딱 맞는 것들 뿐이었다. 처음 맛본 이후로 레시피를 듣고 계속해 먹기 시작했는데 이후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익숙한 요리로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먹고 또 먹으며 경험이 겹쳐진 레시피가 탄탄해져 갔다. 감바스는 매우 간단하고 새우, 마늘, 오일만 있다면 충분하지만 몇 가지의 재료와 방법을 더하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내가 감바스를 만들 때 꼭 하는 것은 머리를 넣을 것, 머리가 없는 새우라면 껍질을 꼭 넣어서 먼저 볶아줄 것. 새우의 감칠맛이 몇 배로 더 살아나기 때문인데, 그래서 나는 칵테일 새우로는 감바스를 만들지 않는다. 마늘은 편마늘과 다진 마늘을 함께 사용한다. 감바스는 바게트나 깜파뉴 같은 빵이나 크래커와 함께 먹는데 그럴 때 다진 마늘은 식감을 더 다양하게 해 준다. 다진 마늘을 넣을 때 새우를 두세 개 정도 같이 다져서 넣어줘도 좋은데 이것만 떠서 바게트에 올려 먹어도 맛이 좋다. 페퍼론치노는 잘 타기 때문에 가루로 부수어 마지막에 넣는다. 없을 때는 생략해도 되지만 매콤한 것을 좋아하기에 없으면 청양고추라도 다져서 넣고 만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몇 년 전에는 어디서 보기를 훈제 파프리카 가루를 넣으면 풍미가 살아난다고 킥이라고 하셔서 종종 쓰고 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굳이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잘 넣지 않는다.


그렇게 자주 해 먹는 감바스를 가끔은 버섯을 넣거나 방울토마토를 넣고, 굴을 넣어서 해 먹을 때도 있다. 오징어를 넣거나 문어나 주꾸미, 전복이나 관자 등 쫄깃한 식감의 해산물이면 대부분 잘 어울린다. 새우, 올리브오일, 마늘과 잘 어울릴법한 이런저런 메뉴를 넣어 우려먹는 것이 맛이다. 스페인에서는 큰 솥에 끓여 두고두고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김치찌개보다는 곰탕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자 이번에는 마트에 문어가 있길래 문어를 넣은 감바스를 해 먹어 보기로 했다.


문어를 넣은 감바스 알 아히요

준비물 : 새우, 자숙 문어, 마늘, 올리브오일, 소금, 페퍼론치노, 훈연 파프리카 가루 (생략 가능)


1. 새우는 머리와 껍질을 제거하고 꼬리만 남겨둔다.

2. 문어는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자른다.

3. 마늘은 편마늘을 준비하고, 다진 마늘도 준비한다. 마늘 양은 알아서 하면 되지만 한국인이라면 많이 먹는 것이 당연하니 꽤 많이 준비 본다. (보통 한 번에 새우 10마리 정도를 하면 마늘은 25-30알 정도를 하는 것 같다.)

4.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넣고 새우머리를 먼저 넣고 끓여준다. 새우 머리가 없는 경우는 새우 껍질을 넣어준다.

5. 기름이 끓으면 편마늘과 새우살을 넣고 더 끓이다 문어, 다진 마늘, 소금 약간과 훈연 파프리카 가루를 넣어준다. 새우가 짤 수 있으니 소금은 조금만 넣는다. (새우 껍질을 넣은 경우 이때 빼준다)

6. 익어갈 때쯤에는 페퍼론치노 3알 정도를 잘게 부수어 넣어준다.

7. 손님상에 나갈 때는 머리를 빼고 나가는 것이 좋은데 굳이 머리를 넣는 것은 풍미가 더 좋아지기 때문. 나는 머리도 좋아하기 때문에 혼자 먹을 때는 잘 먹는데 손님이 올 때는 빼놓았다 나중에 별미로 내놓는다.

8. 빵과 크래커와 곁들여서 먹는다.


감바스는 와인과 함께 먹으면 좋은 메뉴라 샤도네이나 소비뇽 블랑과 매치해 본다. 느끼한 맛을 잡아주기에는 상큼한 화이트만 한 것이 없다. 튀김이나 전 같은 요리와도 좋다. 아직은 더운 요즘, 시원한 소비뇽 블랑과 감바스를 먹어야겠다. 입안에서 퍼질 즐거움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인스타그램에도 조리법을 올렸어요.

https://www.instagram.com/reel/C-Y6qd3hr9T/?igsh=MXBhOGNhcTdvb2x5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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