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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헌 Sep 23. 2022

국수를 삶으며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한 생의 국수...


국수를 삶으며


주영헌



당신이 국수를 삶으면※


그 옆에 선 나는

멸치로 국물을 내고

애호박을 씻어 잘게 잘라 볶고

계란을 풀어 고명을 만듭니다


국수가 익어가는 동안

우리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하다가

당신에게 고백했던 순간을 얘기하며

난처하게 웃다가


냄비 가득 삶아지는 국수를 보면서

먹지도 않았는데 배부르다던 당신


국수를 담고

따듯한 육수를 붓고

잘 볶아낸 호박 나물과 노란 고명을

소복하게 올립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한 생의 국수


※ 류시화 시인의 시 「소면」에서 빌려왔다. 원문은 ‘당신은 소면을 삶고’ 이다.



주영헌 시인의 시낭독 링크 :  https://youtu.be/3ttKYGOD994




주영헌 시인은...          

∘ 시 낭독에 진심인 시인.

∘ 2009년 계간 시인시각 신인상(시), 2019년 불교문예 신인상(평론)으로 등단

∘ 시집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걷는사람) 외

∘ 김승일 시인과 함께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 낭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평일 아침 6시 30분 소셜앱인 <클럽하우스>에서 「시로 시작하는 아침」을 진행하는 등, 시·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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