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한 기억속의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
주영헌
나, 고개를 들 수도 없습니다
공평한 쉼은 어디에 있습니까 하루를 쪼개고 또 쪼개고, 쪼갤 수 없을 때까지 쪼개며 삽니다 세상은 톱니바퀴입니까 구르는 저 바퀴, 다 닳아 속력을 잃을 때까지
헛바퀴 돌리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까
나락(奈落)속에 천국이 있겠습니까 천국을 희원하지도 않겠습니다 배교도에게 천국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현실 같은 지옥만 있을 뿐입니다
“왜?”라는 질문을 언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누구를 위하여 오늘을 감내하며 살아내는 것입니까 아, 어렴풋한 기억속의 당신,
당신, 잘 살아야 합니다
주영헌 시인은...
∘ 시 낭독에 진심인 시인.
∘ 2009년 계간 시인시각 신인상(시), 2019년 불교문예 신인상(평론)으로 등단
∘ 시집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걷는사람) 외
∘ 김승일 시인과 함께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 낭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평일 아침 6시 30분 소셜앱인 <클럽하우스>에서 「시로 시작하는 아침」을 진행하는 등, 시·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