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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Dec 30. 2023

교사를 그만 두면 뭘 할 수 있을까요?

6년 차 교사입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요. 존경까지는 아니라도 초라하지 않은 미래를 꿈꿨는데, 교육 현장은 생각보다 망가져가고 저는 하루하루 더 초라한 교사가 되어가고 있네요. 현실이 이렇다 보니, 처음으로 이직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교사"를 목표로 공부해 교사가 되었기에 지금까지 한 번도 진로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이제 와 직업을 바꾸려고 보니 제가 할 줄 아는 게 너무 없는 것 같네요. 주위를 둘러봐도 교사들의 이직이 아주 드문 일이고요.

교육계에서 다른 직종으로 이직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공공기관에서 MICE 마케터로 일하고 있어요

마이스 업계 / 마케팅 / 5년 차


저도 사범대를 나와서 기간제교사로 5년 정도 근무한 후 학교를 떠나  MICE(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관광(Incentive tour),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의미) 관련 업무를 하고 있어요. 

학교를 작은 회사라고 생각해 보면 내가 했던 업무와 역량이 어떤 직무랑 맞는지 추려낼 수 있을 거예요. 내가 학교에서 어떤 업무를 할 때 난감하고 어려웠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 때 뿌듯하고 좋았는지 정리해 보세요. 그렇게 정리한 내용을 살펴보면 내가 원하는 일과 직무를 대략적으로 연결해 볼 수 있을 거예요. 


교사들은 수업을 하는 일 외에도 학생 관리와 행사 업무도 맡아서 하잖아요. 저는 영어과 출신이라서 인문학, 영어와 관련된 교내 행사를 맡아서 진행했어요. 예산 내에서 행사를 기획하고 연사를 초청하고 운영했던 경험을 이어서 학교를 떠나 공공기관에서 도시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행사에 적합한 해외 석학을 조사해서 초대하고, 행사개최를 지원하는 업무를 하기도 해요. 전문직에 도전하거나, 사업을 하는 교사들을 보기도 했는데, 기업으로 이직한 경우는 드물어서 막막하실 거예요. 제 경험이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교육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일해볼 수 있어요

출판업계/에듀팀/9년 차


저는 출판사에서 일하며 문제집을 만들고 있어요. 교재를 만드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교사분들과 작업을 정말 많이 합니다. 교사인 저자분들을 섭외 할 때 SNS나 유튜브, 블로그 등을 참고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저는 당장 위험을 무릅쓰고 변화를 선택하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당장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교육환경에 대한 정보나 교육 정보, 학습 팁을 잘 정리해서 글이나, 영상으로 정리해 보세요. 콘텐츠가 쌓이면 다양한 기회들(수업 교재, 자녀 교육서적, 공부법등)이 생길 수 있거든요.


교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찾은 교사들의 사례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콩나물선생님, 효린파파선생님도 모두 교사였지만 다른 일을 찾은 분들이랍니다. 그분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들이 만족하는 부분은 무엇이고,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무엇인지 살펴보시면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실 거예요


퇴직 후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IT / 기획 / 2년 차


저희 언니도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퇴직해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어요. 언니가 합격하면 말해준다고 해서 어떤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철저하게 준비해 온 만큼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언니는 대략 4~5년 동안 퇴직을 준비하면서 최소한의 생계유지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두었어요. 고정비가 나가지 않도록 작은 집을 사둔 것도 언니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언니는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교육 회사에서 일할 수 있다는 대안도 염두에 두고 있어서 더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하는 것 같아요.  


전문직 전환을 고민했지만, 교직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교직/5년 차


저도 5년 차 교사로서 공감이 많이 되는 사연이네요. 저 역시 올해 교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갖게 된 후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되었어요.  고액 연봉을 받는 친구들과의 비교와 사회적인 위상의 추락이 제 마음을 교육현장에서 멀어지게 했죠. 저는 주로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전문직을 중심으로 직업 전환 가능성을 알아보다가 마음을 접었어요. 


시험이라는 문턱을 넘는 일에 나름 훈련이 되어있다고 생각했지만, 30대에 전문직에 도전해서 성공하기 위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간절함이  제게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저는 학교를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권태기라고 진단하고, 마음을 정리한 후 잘 지내고 있어요. 현재의 상황과 도전해 보려는 직업 간의 가치평가를 통해 내가 더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깊이 확인해 보시길 조언드려요. 



이윤을 목표로 하는 기업환경은 학교와는 차이가 "정말" 커요


교사라는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은 “교육 현장의 열악함”이라는 외부환경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보여요.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사랑한다면, (교육철학에 맞는) 학원이나 대안학교등에서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교사 출신들이 일반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에는 학교라는 환경과 이윤추구를 목표로 하는 기업의 업무 환경의 차이가 커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로 일한 경력만이 전부라면 이윤추구를 위해 정렬되어 있는 기업의 현실이 낯설고, 적응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간극이 비교적 적은 

1) 공공 영역이나 

2) 전문직 또는 

3)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직업을 전환하는 경우가 

일반 사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에 비해 성공가능성이 큰 편입니다. 

교육 기업이나 출판사에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무를 하는 경우 기존에 하던 일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현재 겪고 있는 무기력, 불만은 거쳐가는 것일 수 있어요


실제로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조직생활과 업무에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되는 3~6년 차에 커리어 사춘기를 겪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때 00할껄" 하는 후회를 평생 담고 살아가게 될 것 같다면, 지금의 불만을 인생직업을 찾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면, 직무 전환을 준비해 보셔도 좋습니다. 


직무 전환을 원하신다면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한을 정해 아래와 같이 차근차근 준비하고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1. 시도해 볼 수 있는 선택지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하기

2. 퇴직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추려내서 시도해 보기 

3. 시도한 결과를 바탕으로 성공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를 골라내기 

4. 퇴직 후 준비해야 한다면 도전에 필요한 기한과 비용을 계산해 준비하기 

5. 준비를 마쳤다면 기한을 정해 도전하기, 단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대안을 마련해 두기  

6. 손절매 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되었다면, 오답노트를 작성한 후 연결고리를 찾아 새로운 도전의 사이클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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