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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Feb 25. 2024

사회 초년생인데요, 입사 때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사회초년생인데요, 지원했던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이대로 있으면 원하던 업무 경력을 쌓지 못할 것 같은데 이직해야 할까요? 

날고싶은 강아지 / 제약바이오분야/ R&D연구원 / 2년차


상황 및 고민

- 첫 회사가 경영 상황이 어려워져 권고 사직한 후 신입으로 다른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 하지만 업무를 해보니, 제가 지원했던 것과 다른 업무를 하게 되면서 고민이 쌓여갑니다. 

- 다른 업무라도 경험이 쌓이니 좋을거라고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제가 원하던 업무에서 경력을 쌓기 어렵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더 적응하기 전에 이직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바이오 분야의 시장 상황이 안 좋으니, 어딜 가도 비슷하지 않을까?”
“여기서 이렇게 그만 두면 과연 내가 좋은 직장에 다닐 수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할까? 말까?를 망설이며 고민하게 됩니다. 이직을 한다고 해도, 입사 한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회사에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도움됐어요

K / 바이오(제약)/임상/10년 차

제약분야에서 10년째 근무중인데요, 저도 처음에 하던 업무와 현재 하고 있는 업무가 많이 달라졌어요. 신입 때는 연구소에서 파이펫을 잡고 업무를 했다면, 현재는 문서작업을 더 많이 합니다. 중간에는 회사의 사정에 따라 기존 업무 외에 발주, 해외영업, 국책 사업 관리 등의 업무도 했구요. 


사실, 그런 일들은 제가 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 일들이었어요. 당시에는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나 화가 나기도 하고, 자책도 했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정말 쌩뚱 맞다고 생각했던 일조차도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 경험들이 제가 맡은 업무를 추진할 때 관련 담당자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업무 협조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주었거든요. 


사회초년생 때는 좌절감도 크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많은 시기에요. 나만 운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하구요. 스스로를 믿고 더 잘되기 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용기내시길 바랄게요.


최소 2~3년은 채워보세요

아프면환자지 / 의료업계/임상/7년차

날고싶은 강아지님이 하고 있는 고민은 이 시대의 모든 2-3년차 직장인들이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커리어를 잘 키워가고 싶은 마음이니 빨리 결정 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추천드려요. 


업계에서 3년 미만은 토막 경력으로 보기 때문에 이직 후 새로운 직장과 직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또 이직하게 된다면 20대 후반은 이직으로 채워질 거예요. 이렇게 토막 경력이 쌓이면 기업 입장에서는 날고싶은 강아지님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울 거구요.  


제약 바이오 업무 내에서는 완전히 상관없는 업무가 별로 없어요.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 자체에는 만족한다면 부서이동을 먼저 시도해 보세요. 회사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직을 준비해야 겠지만요. 다만, 이직 준비는 퇴사하지 말고 재직하면서 천천히 하세요. 이직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아무리 친한 동료 라도 이직에 대해 언급하지 마시구요. 본인은 물론, 회사와도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거든요. 


저울이 기울었다면 망설이지 마세요

D / 기업 홍보 / 7년차

저는 날고싶은 강아지님과 달리 원하는 일조차 없는 사회초년생 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졸업 후 전공과 관련된 여러 기업에 지원했고, 그중 합격한 기업에 덜컥 입사했어요. 출근 후 첫날을 보내고, ‘여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고민만 하다가 1년을 보냈어요. 이후 회사 경영이 악화되면서 퇴사하게 되었구요. 


두 번째 회사에 입사할 때 첫 번째 회사와 다른 직무로 입사하면서 이전 경력을 인정 받지 못했어요. 두 번째 회사를 다니면서 '첫 번째 회사에서 1년을 낭비하는 대신 빨리 새롭게 시작할걸'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물론 첫번째 회사에서 일하며  얻은 것도 있었지만,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빠르게 다른 결정을 했다면 더 가치 있는 경험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겪어보니 시간이 가고 연차가 쌓일 수록 직무를 바꾸는 이직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물론 도전은 평생 해야 겠지만, 도전이 조금 더 쉬울 초년생 시기에 빠르게 결정하고 나아가시면 좋겠습니다. 




구독자 님들의 조언은 날고싶은 강아지님을 응원하는 마음은 동일하지만, 자신의 경험에 따라 조언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독자님과 저의 의견을 참고하되, 자신만의 기준으로 지금의 고민을 해결해 보길 바라며 몇 가지 조언을 보태볼께요. 


진짜 원하는 일이 맞을까요? 

날고싶은 강아지님은 ‘하고 싶은 업무'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사실 그 업무도 진짜 원하는 일이 아닐 수 있어요. 같은 업무라 도 회사의 특성과 직무의 특성 등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고, 그 일이 나에게 맞는지는 해봐야 아니까요. 


저도 변호사로 일을 해보고 나서 알게 되었어요, 저는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지는' 싸움을 하는 대신 ‘나도 이기고, 너도 이기는 일’ 을 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분쟁을 ‘협상'으로 해결하다가, 교육 분야에서 도전해 보기로 하고 협상 교육 기업을 거쳐, 교육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답니다. 


독자 님들의 조언처럼 제약, 바이오 영역에서의 업무가 연결되어 있으니 시간을 두고 제약, 바이오 산업을 익히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좋을 것 같을 것 같아요. 


잦은 이직이 납득가능한 경우는요

“3년 이내, 2번 이상 이직은 서류 탈락" 어느 회사의 이력서 검토 기준 이에요. 잦은 이직은 회사 입장에서는 조직 적응력과 책임감, 팀웍이 약한 인재라고 판단할 수 있어요. 물론, 회사가 원하는 특별한 역량과 경력을 갖고 있거나, 회사의 파산등 개인의 탓으로 볼 수 없는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면 그런 편견을 극복할 수 있지만요. 


비록 첫 번째 회사 퇴사 사유가 경영악화가 이유였지만, 이미 이직 경험이 있으니 두번째 이직은 조금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시간을 두고 준비해 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신입의 경우는 회사 입장에서 ‘가능성'을 기준으로 채용을 판단하고, ‘가능성'을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게 ‘태도' 니까요. 


자유를 위한 부자유의 시간이 필요해요

얼마 전에 날고싶은 강아지 님과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께 조언한 적이 있었어요. 경력이 3년 미만이고, 이직 경험이 있는 상황이라, 일단은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라고 조언했어요. 

결국, 그 분은 불안했던 마음을 다잡고 지금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답니다. 


사람들은 제게 말합니다. “변호사 자격증이 아깝지 않냐”고. 제가 만약 20대로 다시 돌아간다면 시험 공부에 인생을 투자하지는 않을거예요. 하지만, 치열하게 보냈던 그 시간 덕분에 저는 지금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성취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어요. 


커리어의 시작점에 있는 지금은 날고싶은 강아지님이 일의 기본을 쌓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훈련을 하는게 커리어의 성장에 무엇보다 중요해요. 그래야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를 수 있거든요. 주어진 일을 말끔히 해내면서, 동료들에게 친절을 베풀어 보세요. 분명히 (지금은 생각지도 못한) 멋진 기회를 잡을 수 있을거예요.  


날고싶은 강아지님이 더 멋진 커리어를 키워가길 바라며 ‘경영의 신' 이라고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 ‘왜 일하는가’를 추천드려요. ‘삼성전자가 신입사원들에게 추천한 책’ 이라는 수식어도 붙어있는 책인데요, 커리어의 시작점에서 일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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