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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Jan 17. 2024

직업상담사 인데요, 저도 직업 상담이 필요해요

"직업상담사의 현실은 박봉과 넘쳐나는 행정 업무 속에 허우적거리는 삶이더라고요. 적당한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 ‘워라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은 지나친 욕심일까요? 부끄럽지만 용기 내어 질문을 보냅니다. 직업상담사 또는 비슷한 상황에서 일하다가 나름의 해결 방법을 찾은 분들의 의견이 궁금해요."

✍️ 사회복지업계 직업상담사 3년 차 흰둥이 님


직업의 가치를 확장해 보면 어떠세요? 대학 내 상담센터도 추천드려요

라스 / 직업상담업계 / 직업상담사 / 10년 차


직업상담사는 바쁜 행정 업무 속에 한줄기 보람을 찾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아무리 행정업무가 많아도 상담사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시간을 쪼개서 상담해야 하니까요. 저는 내담자의 인생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자기 계발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심리상담도, 직업상담도 타인의 인생에 개입하는 일이라 부담도 크고, 보람도 큰 것 같아요. 저는 간간히 느끼게 되는 보람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답니다.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가치를 좀 더 확장시켜 보면 어떠세요? 국민취업지원제도처럼 실적 압박이 큰 지원사업보다는 대학 내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편이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편입니다. 상담이나 교육 쪽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해 공공 기관에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도 워라밸을 누리며 일할 수 있는 방법이고요. 


개인적인 이유와 구조적인 이유를 나눠서 해결방법을 찾아보세요

라일라 / 미디어 / 에디터 / 9년 차


내 고민과 비슷한 사례들을 찾아서 읽어보면 내 고민의 실체를 구조화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선명하게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안정과 위로를 얻을 수 있고, 세상에서 내가 가장 힘든 것 같은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 저는 작은 조직의 팀장으로 일하면서 조직관리 때문에 정말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문제해결의 시작점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내 역량 또는 성향 때문인지, 구조적인 문제인지 파악하는 것이에요. 저는 후자라는 판단이 확실해졌을 때 회사를 떠나 직무를 전환하기로 결정했어요. 직무 전환을 하기 위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수많은 일들 중에서 시간 낭비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추리고, 낭비 혹은 고통이라고 생각되는 요소들도 추려냈습니다. 후자를 하지 않기 위해 전자를 이루지 못해도 상관없다는 심정으로 방향과 선택지를 살피니 막막함이 사라지고 마인드 컨트롤에도 도움이 됐어요.   


먼저, 조직 안에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개선이나 변화를 건의해 보거나 조금 내려놓아도 되는 일은 없는지를요. 배수진의 마음으로 현 상황을 둘러보면, 필수가 아닌데도 잘 해내고자 하는 마음에 내가 붙들고 있었던 일들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일들을 쳐내면 훨씬 여유로워져요.   


직장을 떠나야만 해결되는 문제라면? 미련 없이 떠나야죠.    

하고 싶을 일을 하기 위해 떠날 수도 있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떠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떠나기로 결심했다면, 완벽한 선택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더 나은 선택을 하자는 마음으로 다른 기회들을 살펴보세요. 


파트타임 근무로 변경해 경제적 자립을 준비해 보세요

사노비 / 테크 /고객지원 및 세일즈/ 11년 차


저는 집이 경기 북부인데 서울로 출퇴근하는 삶이 너무 힘들고, 건강도 나빠졌어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중간관리자로서 일해 얻는 연봉과 직급을 포기하고, 주 20 시간만 근무할 수 있는 회사로 이직했습니다. 당장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반으로 줄었지만, 건강을 회복하며 자기계발을 통해 경제적 자신감을 키웠어요. 건강을 회복하고 나서 다시 중간관리자 직급으로 이직했는데, 연봉이 오른 만큼 세금도 늘고, 생활비도 늘어 남는 게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어요. 결국, 저는 저에게 가장 힘든 요소인 서울 출퇴근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재택근무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요. 


자살률 1위, 인구소멸 1위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 미래에 짙게 드리워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회사에 내 삶을 의지하지 않는 마인드셋을 갖추고, 나만의 '기준'을 세워두지 않으면 길을 잃은 채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할지도 몰라요. 나만의 기준을 세워 반드시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선택해 밀고 나가세요. 박봉인데 업무도 터진다면, 차라리 20시간 정도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일로 바꿔보세요. 남은 시간을 자기계발과 재테크에 투자해 경제적 자립을 이뤄내면, 지금 느끼는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거예요.



내 욕망은 어디쯤 인가요? 

일하는 나를 돌보기 위해서는 작고 소중한 나의 욕망을 인정할 필요가 있어요. 누군가는 1분 1초를 아껴 성장의 트랙을 질주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그런 이들이 하지 않는 업무를 하며 우리 사회를 지탱합니다. 흰둥이님이 갖고 있는 욕망의 좌표를 인정해 보세요. 안정과 도전의 균형점을 0이라고 할 때 흰둥이님의 좌표는 어디쯤 인가요?


직업상담사가 진짜 나에게 맞는 일인가요?

라스 님이 이야기해 주신 것처럼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은 타인의 삶에 개입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요. 그런 만큼 보람이 크지만 감당해야 할 감정 노동의 폭도 크고, 깊은 편입니다. 공공의 영역에서 일하는 경우 수익창출의 부담은 없지만 행정 업무가 많고요. 흰둥이님도 당초 이런 특성을 알고 선택했지만, 막상 해보니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3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첫 직장 생활이라면 직장생활과 일의 기본기를 익히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느라, 내가 직업상담사 로서의 나의 적합도를 따져볼 여유가 없었을 거예요.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아래와 같은 질문에 답해보시겠어요? 

              Q. 내가 직업상담사를 선택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가 아직 유효한가요? 

              Q. 내가 직업상담사로서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


여전히 직업상담사로 살아가길 원하고, 아직 나만의 차별점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라면 현재의 위치에서 마인드셋 전환과 업무효율화를 통해 차별점을 이루는데 투자해 보세요. 그러면, 훨씬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길 거예요.   


방향 전환을 준비해 보아도 좋아요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을 바꿀 이유가 분명하다면 피봇(방향 전환)을 준비해 보아도 좋습니다. 피봇을 시도할 때는 1) 현재의 역량을 중심축으로 두고 2) 원하는 선택지를 향해 탐색하되 3) 기간을 정해 두고 준비해야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시도해 보는 과정을 통해 내 진짜 욕망( 이 자리가 맞는 자리구나)도 알 수 있고요. 


흰둥이 님은 

1) 상담, 행정,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역량 키워드를 중심축으로 두고

2) 워라밸이 보장되는 공공기관 또는 기업 내 행정, 상담 업무를 탐색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3) 현재 3년 차이니 2년 내를 목표로 하면 경력상 적절한 타이밍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좋고요. 

흰둥이님의 멋진 내일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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