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농사 목표는 씨앗 늘리기였어서
심고 걷었으나 대부분 수확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먹는 사람이 둘이라
더러는 맛만 보고 더러는 풍족하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농사다운 농사라
우왕좌왕하고,
더러 때를 놓치기도 하며
바쁘고 몸도 힘들었지요.
그래도 마음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살려고 시골에 왔는데
이렇게 살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지금 밭은 텅 비어있다시피 합니다.
그동안 너무 자라버린 밭 주변 나무들을
겨울에 벨 계획이었기 때문에
겨울 작물들은 거의 심지 않았습니다.
올해 농사는 작년보다는 덜 우왕좌왕하겠지요?
저는
흙 만지고
산길을 걷고
내가 먹을 것을 내가 장만하고
소박하게 먹고 조용하게 사는
이 삶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