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병을 앓은 건 아니었지만
집 지은 후 몸이 엄청 안 좋았습니다.
원래 약한 체질이고
시골 와서 블로그, 인터넷 카페 하느라 밤잠이 부족했었고
그렇게 깨어있는 밤중에 라면으로 허기 채우다 살이 엄청나게 쪘고
거기에 갱년기 증상까지.
삼 년 정도 힘들게 지내다 보니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마음 상태에만 관심 가지고
몸 상태에는 너무 무관심했다는 자각이 생긴 겁니다.
몸이 없으면 나도 없는 건데 말입니다.
시골에서 체계적으로 운동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어떤 운동을 어떤 방법과 강도로 해야 하는지
지도 받을 병원이나 운동시설이 없으니 알아서 해야 합니다.
지도는 못 받아도 운동하러 제대로 된 시설에 가려면
장흥읍으로 가야 하는데
읍에 나가는 버스가 저희 마을에 하루 두 번 오고
마을로 돌아오는 버스도 하루 두 번 있으니
수업 시간 정해진 운동은 시간 맞추기 어렵고
혼자 하는 운동이라도 읍에 나가서 하고 오면 하루가 다 갑니다.
근래에 저희 면 소재지에도 헬스시설이 생겼는데
거기 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혼자 하려다 보니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중고거래 앱에서 무료로 나눔 받아놓은 러닝머신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고......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저만의 운동 방법을 찾아왔습니다.
운동이라는 게 하자마자 바로 효과가 확 나타나는 게 아니고
당장 눈앞에 할 일은 많다 보니
운동이 자꾸 뒤로 밀리는 게 또 하나의 문제입니다.
봄, 가을 농번기에는 당연히 운동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러니 찔끔하다 멈추고
다시 시작해서 찔끔하다 멈추고......
그런데 그렇게 찔끔이라도 한 것 때문에
몸이 조금 좋아진 것은 느껴지고.
그래서 올해부터는 단단히 마음먹었습니다.
무엇보다 운동을 우선하겠다고.
다른 이들과 비교하면 운동이랄 것도 없는 수준이지만
저 나름대로 제 수준에 맞게 근력, 유산소, 유연성 운동 목록 짜서
요즘 같은 농번기에도 운동부터 하고 밭일을 합니다.
시간 없으면 운동하고 밭일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앓아누우면 텃밭이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안 그래도 바쁜 사람이 운동까지 하느라 시간이 더 줄어
블로그에 글 쓸 여력이 없고
인터넷 친구분들의 블로그나 SNS도 잘 못 보고 있지만
그것도 차차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