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 모든 건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일이겠지만...
보기와 다르게 저는 음식 하는 일에는 겁이 없습니다.
그냥 어렵지 않게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춤은 노력하는 것에 비해 늘 결과는 제 양만큼 나와주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그렇게 다른 거라고 수도 없이 생각했지만 결정적으로 '포기'가 되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이치이니까요....
그에 반해 저녁 한 끼를 굶는 일은 생각보다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가 좀 힘들었습니다.
매 끼니를 저렇게 풍성하게 잘 먹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먹을 수 있을 때는 저렇게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하기도 하죠.
음식이 주는 기쁨을 뒤로해야 하는 직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춤'이라는 매개체를 빛나게 하기 위해선 '몸'은 도구가 되어야 하니까요..
보여주는 일이 직업이 되면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대로 다 먹을 수 없게 되죠.
하고 싶은 일 1가지를 하기 위해선 하기 싫은 일 9가지를 해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삶이란 게 그렇더라고요. 늘 참고 참고 또 참아야 하는 것...
미국의 유명한 무용가 미하일 바르시니코프도 댄서로서의 삶을 위해 저녁은 굶고
매일같이 맛있는 아침을 상상하며 잠에 들었다는 말에 조용히 공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무언가를,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선 그렇게 매 순간 '준비'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문사진: 개인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