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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Jan 30. 2020

그네

그네


박 호


인적 드문 호숫가
그네가 홀로 흔들리는 것은
아직도
바람이 멈추지 못한 까닭이다


낙엽 진 실버들 우듬지를 넘어온
황혼 녘 시린 바람이
떨어진 낙엽들 아래 미로를 따라
제자리를 맴도는 것은
떠나는 시간의 미련 때문일 거야

잔물결 따라
수면 위로 사라지는 신기루 속에
지난날의 기억들을 실어 보내며
시간을 낚고 있는
노인은 멈추어버린 그네를 타고
자꾸만 아이가 되어간다.


2020  계간 <문학예술>  

             여름 .가을 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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