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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Mar 20. 2024

매화꽃 지다

매화꽃 지다


박호


산다는 것은 메우는 일

엄동설한 지나고 매화꽃 진 자리에

앞선 수족 떨어져 나간

검붉은 핏자국


얼마나 아팠을까


한 맺힌 그 자리에

상처도

이별처럼 흔적으로 남았다


한때는 우아하고 여린 꽃들을 피웠고

언젠가는

탐스럽고 단단한 열매를 맺을 것이니

기억 속에 아팠던 손가락 하나

서러워 마라


버릴래야 버릴 수 없는

지난 세월의 성유물인 듯

인고의 자취

철바람처럼 시간이 지나간 그 자리엔

어느 것 하나


생의 발자취 아닌 것이 없네.


2023  문학예술 서울경기 지회 작품집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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